[디지털 신조어] 당신은 '쇼루밍'? 아니면 '역쇼루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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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18-11-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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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 친구 결혼식을 앞두고 원피스가 필요한 A씨. 백화점에서 마음에 쏙 드는 원피스를 발견했지만 정작 구매는 하지 않았다. 매장을 나온 A씨는 스마트폰으로 같은 원피스를 검색해 가격을 확인한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5만 원이나 저렴한 동일 제품을 발견하자 구매 버튼을 누르고 집으로 향한다.

'쇼핑(shopping)'이란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는 일을 뜻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발전으로 눈으로 보는 아이쇼핑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결하는 패턴이 늘고 있다.

의류나 패션 품목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 품질 등을 꼼꼼히 살핀 후 조금이라도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구매하는 것을 '쇼루밍(showrooming)' 또는 '모루밍(모바일+쇼루밍 합성어)'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은 그저 온라인 쇼핑몰의 전시장 역할에 불과하다. 품질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결하고, 쿠폰이나 할인 이벤트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득템'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 입장에서는 쇼루밍이 반갑지 않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도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스포츠 의류업체 아디다스는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모두 진열할 수 없다는 점을 착안해 인터랙티브 월을 설치했다. 약 8000개 제품을 3D 이미지를 통해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매출이 500% 올랐다.

온라인 남성 의류 쇼핑몰 보노보스(BONOBOS)는 착용만 가능한 체험형 매장을 열고 옷을 직접 입어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려준다.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고르면 집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매출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소비 형태도 있다. 화장품 등 인체에 직접 사용되는 품목이나 명품 가방 등 고가의 제품은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구매해야 안심이 된다. 온라인 판매 제품의 경우, 대부분 소비자의 리뷰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업체들은 경품을 내걸고 제품 후기를 쓰게 하거나 하청 및 직원들을 통해 '가짜 리뷰'를 쓰게 하기도 한다.

소비자 리뷰에 의존해 제품을 구매하면 실제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는 소비자들이 많은 이유다.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온라인에서 정보만 수집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역쇼루밍' 또는 '웹루밍(webrooming)'도 덩달아 늘고 있다. 상도덕을 어기고 불량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의 부작용이 이런 소비행태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쇼루밍'과 '역쇼루밍'으로 양분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소비행태는 달라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소비자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국내 소비자 43%가 쇼루밍과 역쇼루밍을 병행하는 '크로스오버 쇼핑'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소비자가 구매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반영된 오프라인 매장의 비싼 가격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쇼루밍'이 탄생했듯이, 모조품·하자·부작용 등 온라인 쇼핑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역쇼루밍' 현상이 생겨났다. 자신에게 꼭 맞는 최적의 소비 형태를 찾기 위해 앞으로도 똑똑한 소비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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