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앵란 "신성일은 존경할만한 남자…저승서는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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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8-11-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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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일, 지난 4일 오전 2시 25분 81세의 일기로 타계

[사진=연합뉴스 ]



"우리 남편은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미있게 손잡고 구름 타고 놀러 다니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배우 엄앵란(82)이 남편인 배우 신성일을 추억하며 남긴 말이다. 신성일은 지난 4일 오전 2시 25분 81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엄앵란은 지난 4일 오후 빈소에서 신성일의 곁을 지키며 조문을 받았다. 엄앵란은 자신의 심경을 전하며 이날 신성일이 세상을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취재진에 밝혔다.

이날 엄앵란은 "신성일은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옛날부터 버티고 있어서 오늘날 화려한 한국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존경할만해서 55년을 살았지 흐물흐물하고 능수버들 같은 남자였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앵란은 생전 신성일에 대해 '가정적인 남자'가 아닌 '사회적인 남자'라고 말했다. 그는 "신성일은 대문 밖의 남자였다. 일에 빠져서 집안은 나에게 맡기고 영화만 생각한 사람"이라며 "그러니 어떤 역도 소화하고 그 어려운 시절에 많은 히트작도 내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신성일이 엄앵란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였다. 엄앵란은 "딸이 어머니에게 할 말 없냐고 물으니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라'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신성일은 그동안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4일 새벽 숨을 거뒀다. 

1964년에 결혼한 두 사람은 20년 넘게 별거를 하는 등 대중에게는 '별거 부부'로 알려지기도 했다. 2016년 엄앵란이 유방암 수술을 받게 되며 신성일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이후에도 서로 취향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며 별거를 해왔다.

그러나 이혼은 하지 않았다. 엄앵란은 2011년 12월 SBS TV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아침'에 출연해 "이렇게 사는 것도 있고 저렇게 사는 것도 있지 어떻게 교과서적으로 사느냐"며 "악착같이 죽을 때까지 (신성일과)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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