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소기업 수출길, 전자상거래에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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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8-10-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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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2200조원 규모…IT 강국 한국은 고작 80조원

김선국 성장기업부 기자 [사진=아주경제DB]

온라인과 모바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가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유통구조 변화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국경 없는 소비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역직구 거래액만 3조원에 이를 정도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거래액은 2조9510억원으로 전년(2조2934억원)보다 28.7% 증가했다. 국가별 역직구 거래비중은 중국이 77.2%, 품목별로는 화장품류가 75.3%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과 시장이 있음에도 중국 품목에 80% 가까이 집중된 수출 구조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2016년 역직구 거래액은 2조2934억원으로 전년 1조2599억원보다 85.5% 늘었지만,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역직구 거래액이 28.7%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이 1년 사이 약 3분의1로 급감했다. 

이는 한 나라에 집중된 수출 구조의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드 보복이라는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에도 3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그나마 선방했다고 할 수 있지만, 다양한 국가에 분산된 구조라면 이보다도 훨씬 높은 성장률이 가능했을 것이다.

수출 구조 다변화를 비롯해 정부 정책도 현 시대에 맞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국내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수조원의 온라인 마케팅 예산을 해마다 쏟아붓고 있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청신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소매 기준)는 2016년 기준 2200조원(약 1조8597억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명성에 비해 80조원 수준의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중소기업은 문재인 정부의 1호 정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약 360만 국내 중소기업이 아직도 수출 판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좋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 한류 프리미엄까지 갖춘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정부가 열어준다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이름을 날릴 기업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경제 부처들에 각각 흩어진 예산과 전문인력, 수출 정보, 인프라를 한데 모아 범부처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중소기업이 원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전자상거래에서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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