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그는 왜 살해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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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10-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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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사우디 정부·왕실과 대립

터키서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진=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의혹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이 거론되면서 국제사회의 외교 관계는 물론 경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에서 열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끄지의 사망을 처음으로 공개 인정한 것과 연결된다.

사우디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인 미국이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인 FII의 불참을 결정하면서 사우디 경제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전날 공개 성명을 통해 카슈끄지 실종·살해 의혹과 관련해 사우디에 투명하고 신속한 조사 진행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사우디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 세계가 카슈끄지 살해 의혹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의 살해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우디 메디나 출신인 카슈끄지는 사우디에서 초등, 중등 교육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쿠웨이트, 수단, 중동 각지에서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한 그는 ‘아랍 뉴스’의 부편집장을 맡았고, 오사마 빈라덴과의 인터뷰로 주목을 받았다.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의 눈엣가시가 된 것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때부터다. 그는 ‘아랍의 봄’을 “진정한 이슬람 정신은 평등과 인간애”라며 지지해 사우디 왕실의 분노를 샀다. 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과 예멘 내정 개입 등의 폭정에 대해 “이슬람 세계를 퇴행·분열시킨다”며 맹비난해 사우디 왕실을 제재를 받았다.

이후 사우디에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 카슈끄지는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뒤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쓰기 시작했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게 매우 비판적이었다.

전문가 대부분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와 왕실에 비판적이었다는 것을 살해 배경으로 꼽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카슈끄지가 돌아올 가능성이 없어졌다”며 그의 미공개 칼럼을 공개했다.

WP가 공개한 카슈끄지 칼럼의 제목은 ‘아랍이 가장 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였다. 이는 카슈끄지가 참혹하게 살해된 이유 전부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터키 친(親)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가 손가락이 잘리는 고문을 받다가 참수당했다”며 카슈끄지가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사우디 내무부 소속 법의학자가 카슈끄지의 시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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