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원유 선물 거래 급증...원유 시장 판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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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10-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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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E 원유선물계약 비중 16%...두바이유 선물의 49배

  • 위안화 국제화·원유시장 영향력 확대 가능성 높아져

[사진=바이두]


중국 상하이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제치고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다음 가는 세계 3위 원유선물시장으로 떠올랐다.

상하이 원유선물시장에서는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쓴다. 위안화 국제화와 국제 원유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중국 당국의 노림수가 모두 통하고 있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 주간지인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17일 상하이가 국제 원유 거래 지형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장조사회사 게이브칼리서치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국제에너지거래소(INE)가 전 세계 원유선물계약에서 차지한 비중은 16%에 이른다. 지난 3월 말 개장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상하이에서 위안화로 거래하는 원유 선물이 달러 기준인 WTI, 브렌트유에 이어 세계 3위 유가 기준물인 두바이유 선물의 49배로 늘었다.

INE의 원유선물시장이 뜨면서 지난 6개월 새 WTI와 브렌트유 거래 비중은 각각 60%에서 52%, 38%에서 32%로 쪼그라들었다. 상하이 시장에서는 두바이유, 바스라 경질유 등 중동산 원유와 중국 성리(勝利)유 등 7종이 거래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지난해 수입량이 하루 840만 배럴로 미국의 790만 배럴을 훌쩍 웃돌았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할 수 없이 강력한 원유 수요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유시장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컸다. 특히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원유 수입원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유가 변동성과 수급난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중국이 직접 원유 선물거래에 뛰어들며 달러가 아닌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쓴 이유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는 것은 물론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이 철강 등을 거래하는 국내 상품시장에서 외국인 거래를 제한한 것과 달리 INE의 원유선물 거래는 처음부터 외국인에게 개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재무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INE와 계약을 체결하면 3년간 세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국제 원유시장이 달러화로 거래되는 WTI와 브렌트유로 사실상 양분된 상태에서 위안화로 결제되는 상하이 원유선물 거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안화 국제화가 더딘 것처럼 상하이 원유선물가격이 국제유가 기준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시아 주요 상품 거래 허브인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를 능가할 만큼 중국의 원유시장 내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싱가포르 기반 외환거래 전문 업체 오안다의 아시아태평양 무역 담당 책임자인 스티븐 인즈는 "거래 확장 속도가 폭발적이었다"며 "상하이 선물거래 계약 규모는 주요 서구권 기준물에 예상치 못한 골칫거리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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