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한은 금리인상 악재 아냐

김부원 기자입력 : 2018-10-14 22:08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경기가 실물부문 부진으로 둔화돼 있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밀어붙이는 미국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연내에는 금리를 못 올릴 것이라던 전망도 바뀌었다. 물론 경기지표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해주는 상황은 아니다. 거시변수만 봐도 그렇다. 한은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 8월 금통위에서는 7월 전망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를 한 차례 더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도 중기 목표치(2%)를 밑돌고 있다. 이런 지표만 보면 금리를 동결해야 할 이유가 우세하다.

반면 정부뿐 아니라 통화당국인 한은도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 달 전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월 금통위 당시 경기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금융시장 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나 물가가 최소조건만 충족한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열 총재는 이런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달 4일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어 있고, 이를 점진적으로 해소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부와 통화당국이 모두 금융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꾸준히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던져주었다.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나온 소수의견도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제 선택해야 할 때가 됐다.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내년에 더 떨어지더라도 2%대 중반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한·미 금리 역전도 있다. 한·미 금리 역전은 당장 현실화될 위험은 아니다. 그렇지만 항상 잠재돼 있는 불안 요인이다. 우리 금융시장이 선진국보다 대외 위험에 취약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경기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단발성에 그칠 것이다.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다시 올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채권 금리 상승세와 연결시켜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

한은은 언제쯤, 또 어떤 입장을 표명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까. 일단,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유력해 보인다. 이달에는 사전 포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수정 경제전망(GDP 성장률 하향조정 예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준금리를 올려도 금리 인상 사이클로 들어서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수 있다. 소수의견도 함께 제시해 금융시장이 대비할 시간적인 여유를 줄 수도 있다.

실제로 11월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단발성 인상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국내외 경기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설명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까지 상당한 시차를 둘 것임을 시사할 것이다. 경기 둔화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금리 인상이라는 점도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통화정책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언급해야 한다.

수많은 투자자는 이미 경험했을 것이다. 일찌감치 우려해온 악재는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도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리는 오랫동안 형성돼 왔다. 통화당국 역시 길게 고민해온 만큼 금리 인상이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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