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⑧공연관광.."'K-공연' 상품화, 창작뮤지컬은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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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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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시장이 정체기다. 최근 몇 년간 시장 규모가 35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100억원 규모에서 단기간 급성장한 뮤지컬 시장은 20~30대 위주의 제한적인 관객층으로 공급 과잉 상태다.

뮤지컬은 외국인 관광객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연 장르 중 하나다. 이런 뮤지컬 시장의 현주소는 다소 어두울 뿐만 아니라, 무용 등 국내에서도 산업적으로 시스템이 잘 형성돼 있지 않은 장르의 상황을 짐작게 한다.

그렇다면 더는 내수에만 기댈 수 없게 된 국내 공연시장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부터 개최하고 있는 '대학로 공연관광 페스티벌'과 한국예술경영지원센터가 중심이 된 'K-뮤지컬 로드쇼'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대만을 비롯해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등이 힘을 보탠다.

◇"내외국인 여러분, 어서오세요 대학로 소극장에"
 

지난해 10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2017 웰컴 대학로' 웰컴쇼.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K-공연'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일환으로 지난 9월 28일 '2018 웰컴 대학로'가 개최됐다.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는 지난해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한층 강화됐다.

'당신만이'를 공연하는 소극장 대표가 인바운드를 거치지 않고 일본 여행사를 직접 뛰어다니며 홍보한 결과, 실제 일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했던 것. 다른 소극장 대표들과 달리 열린 사고가 돋보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에 관광공사는 올해 관련 예산을 늘려 행사 규모를 키우기로 했고, 뮤지컬 '김종욱 찾기', '빨래' 등이 추가로 동참했다. 이들 공연에는 외국인 관객을 위한 영어·일어·중국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어 자막이 태블릿PC를 통해 지원된다.

공연계는 이 사업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약 2개월 전 일본 도쿄에서 관련 쇼케이스가 열렸을 당시 20분밖에 안 되는 주요 장면 시연에 눈물을 흘리는 일본 관객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는 한국 배우들의 저력이기도 하다.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인만의 감성, 표현법을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약속된 타이밍, 감정만큼 소화하는 일본 배우들과 달리, 한국 배우들은 느낌이 오면 힘을 더 주고, 서로 살아 있는 소통을 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뮤지컬 장르가 아직 없는 중국은 우리의 트레이닝 방법을 궁금해한다"며 "스태프(인력)가 수출된다면 곳곳이 한국의 색으로 물든다는 차원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로가 명소가 돼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정부 또는 업계 독자적으로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데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공략하는 창작뮤지컬
 

창작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중국 라이선스 공연 모습. [사진=라이브]


이달 9일과 10일, 중국 상하이문화광장에서는 'K-뮤지컬 로드쇼'가 펼쳐졌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플랫폼 운영 사업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이 행사는 올해 3회를 맞이했다.

올해 진출한 창작뮤지컬은 '목 짧은 기린 지피', '인터뷰', '팬레터', '무한동력', '식구를 찾아서', '신과 함께' 등 6개 작품이다.

이 행사는 한국이 가진 뛰어난 뮤지컬 제작 기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취지에서 첫발을 뗐다. 정부 주도하에 관련 협회장들이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노력으로 탄생했다. 앞서 일본에 아이돌 가수가 출연한 뮤지컬이 수출된 적 있지만 한정적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뮤지컬 로드쇼'를 통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016년 중국에 소개됐던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가 있다. 이 작품은 이듬해 8월 중국 상하이, 베이징에서 성공적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마쳤다. 올해도 그 열풍을 이어가며 세 번째 라이선스 공연을 확정지었다.

전문가 네트워킹을 통한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4월 연결된 컬처홀릭과 대만 AM크리에이티브는 그해 'K-뮤지컬 로드쇼'에서 2억원 상당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컬처홀릭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진출을 시작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 현지화, 공동제작 등 해외 진출과 관련해 깊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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