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남북경협, 힘 빠진 내수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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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9-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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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경제, 수출 힘쓰지만 내수 꺾여 경기 하락…투자‧고용‧소비 ‘위태’

  • 남북경협 빗장 풀리면 투자‧소비 늘고 일자리 창출 기대감

  • “남북경협이 한국경제에 줄 수익성은 다른 국가 경협보다 클 것”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경제협력의 본격적인 추진은 한정된 국내 내수시장에 새로운 성장 활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입에 따른 투자 증대와 민간 소비심리 회복 등 내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북경협으로 최근 주춤해진 내수가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다른 나라와 무역 등을 통한 경협에서 얻는 이득보다 북한과의 경협이 더 큰 수익성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인프라 사업과 노동력‧내수시장을 꾸준히 활용할 수 있어, 대외요인에 취약한 수출 중심 성장과 달리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비핵화 방안을 처음으로 합의하면서 남북경협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우리 경제인들과 북한의 경제부총리에 해당하는 리용남 내각부총리 만남이 성사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최근 우리경제는 투자‧소비 위축으로 내수가 약화돼 성장세가 꺾인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9월호에서 “투자 부진을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고용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 증가세가 유지됨에 따라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KDI는 전달까지 포함돼 있던 ‘경기 개선’이라는 문구를 뺐다. 우리경제가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원인이 내수에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투자가 급격히 얼어붙고, 고용은 ‘쇼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5월 3.5% 감소한 이후 6~7월 두달 연속 두자릿수(-14.7%, -10.4%)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제조용장비와 기계류수입액 감소폭이 6~8월 동안 커지면서 향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8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 7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밑돌았다. 실업자는 113만명에 달한다. 1~8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에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심리 악화는 실제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남북경협은 힘 빠진 내수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걸려 있다. 실제 남북경협에서 가장 먼저 얘기되는 철도‧도로 등의 인프라는 국내 투자 유인을 높이는 요인이다.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은 국내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반등했는데, 이는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 기대감이 작용했다.

남북경협 빗장이 풀리면 투자‧소비가 활발해져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을 통해 내수가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면, 수출 주도 성장을 하는 한국경제는 대외요인에 휩쓸려 경기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남북경협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와의 경제협력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KDI는 북한경제리뷰 8월호에서 새로운 남북경협은 다른 국가들과 수행하는 다양한 경제적 거래들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여기서 “향후 남북경협이 이러한 형태로 진행될 경우, 경제적 수익성은 한국경제가 다른 많은 국가들과 수행하는 경제거래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과의 경제적 인접성이나 문화적 동질성, 새로운 시장과 생산기지로서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남북경협이 한국경제에 가져다 줄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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