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일대일로·자유무역체제의 新 중심지 산둥성 린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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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9-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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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린이국제상무물류박람회· 린이 수입상품 시티에 가다

  • 일대일로 연선국 기업인 만나보니 “중국은 좋은 친구” 칭찬세례

  • 한국과 교류 잦아… 수입제품 전문 쇼핑몰엔 ‘한국관’ 들어서

2018 린이국제상무물류박람회 개막식 [사진=곽예지 기자]

 

린이국제박람센터 [사진=곽예지 기자]


지난 15일 오전 기자가 방문한 중국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에 위치한 린이시국제박람센터에는 70여개국에서 온 수천개 기업의 관계자들이 가득차 있었다. 이날 개막한 ‘2018 린이국제상무물류박람회(이하 린이박람회)’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관련 중국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이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란 등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연관된 국가의 기업인들이라는 점이다.

같은 날 국제박람센터에서 차로 10분가량 떨어진 곳에는 수입 상품만을 판매하는 복합 쇼핑몰 ‘린이 수입상품 시티’가 문을 열었다. 린이시 정부 고위급 관계자와 스페인·헝가리 등 기업단체 대표자들은 한국관, 일본관을 비롯해 약 10개로 구분된 판매 구역을 직접 방문해 둘러보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두 곳은 중국이 일대일로 연선국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과 함께 중국 정부의 다자주의·자유무역주의를 향한 강력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현장이었다.

◆헝가리 사업가 "일대일로 비난하는 서구언론 이해 안가"

“일대일로 프로젝트 덕분에 이번 박람회에 두번째 참가하고 있다. 중국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 등 다른 나라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린이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이란 전통 카펫 판매업체 마크(Mark) 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유창한 중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대일로로 돈을 벌기 위해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덴마크 6개 기업의 통합 부스에서 중국의 유통업체 관계자와 협력 관련 논의를 하고 있던 한 관계자도 “덴마크의 고품질 상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협력업체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며 “일대일로가 덴마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언뜻 보기에도 이들처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행사에 참여한 국가와 기업이 상당히 많았다.

실제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70여개국 중 무려 48개국이 일대일로 연선국이었다. 박람회를 주최한 린이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에 비해 16% 늘어난 수치다.
 

린이국제상무물류박람회에서 만난 이스마일 수타르(Ismail Suttar) 파키스탄 배스솔트 제조업체 대표(오른쪽). [사진=곽예지 기자]


더 놀라운 점은 일대일로에 대한 이들의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스마일 수타르(Ismail Suttar) 파키스탄 배스솔트 제조 업체 대표는 “중국의 일대일로는 파키스탄에 엄청난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돈을 벌 기회를 마련해줬다”며 “중국과 파키스탄은 아주 좋은 친구이고 전략적 협력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파키스탄 기업인협회 대표라고 소개하며, 대다수 파키스탄 기업인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 중에는 일대일로에 부정적인 서방언론을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헝가리의 와인업체 관계자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헝가리 경제발전에 분명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미국이나 영국이 일대일로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실질적인 성과도 컸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17억3600만 위안 규모의 현장 협력 및 수출 등 계약이 이뤄졌다. 왕자오제(王兆傑) 박람회 홍보담당자는 "이는 지난해에 비해 6.5% 늘어난 수치"라며 "일대일로 연선국만의 구체적인 성과를 구분지어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 이 같은 결과에 큰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린이시에 문을 연 수입상품 전문 복합쇼핑몰 '린이 수입상품 시티'의 한국관. [사진=곽예지 기자]


◆린이, 자유무역주의의 새로운 전진기지··· ‘한한령’ 무색 한국과 교류도 잦아

린이시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린이박람회를 앞세워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자유무역주의 체제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람회 개막일에 맞춰 문을 연 린이 수입상품 시티가 이를 방증한다.

수입상품 시티는 수입제품만을 판매하는 대규모 복합쇼핑몰로, 린이시의 랜드마크인 아쿠아리움 ‘오션월드’와 이어져 있다. 한국관·일본관·덴마크관·러시아관·대만관·독일관과 수입 주류관, 수입 생활용품관 등 나라별·종류별 전문관으로 구분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쇼핑몰 내부의 열기는 뜨거웠다. 곳곳에서 왕훙으로 보이는 이들이 즈보(直播·라이브 방송)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린이시에서 세계 각국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매우 흥분된다”고 입을 모았다.
 
 장훙웨이(张宏伟) 린이시 부서기 겸 선전부장(오른쪽)과 스페인·중국 기업인연합회 대표 등 고위급 관계자들이 린이 수입상품 시티의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곽예지 기자]

장훙웨이(张宏伟) 린이시 부서기 겸 선전부장과 스페인·중국 기업인연합회 대표 등 고위급 관계자들이 방문해 각 전문관을 참관하기도 했다.

참관을 마친 장 부서기는 현장에 모인 다수의 현지 기자들에게 “수입상품 시티로 린이시가 중국과 세계를 잇는 물류의 중심지로의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린이시는 산둥성 내에서 가장 큰 도시로, 최근 중국 화둥지역 교통 중심지이자 중국 3대 물류시장과 도매시장을 보유한 경제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산둥성이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동쪽 끝이자 중국의 남북을 잇는 유통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린이시가 일대일로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군포시는 9년 전부터 린이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린이박람회 개막식에서도 해외 인사로는 유일하게 한대희 군포시장이 축사를 남기기도 했다. 

린이시를 방문한 군포시 수출전문 쌀 핫도그 판매업체 관계자는 "한국 제품에 대한 린이시 시민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매우 긍정적"이라며 "수출전문업체들이 중국 진출 활로 모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로 9번째로 개최된 린이박람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린이시 일대에서 열렸으며, 70여개국에서 온 3172개 기업이 참여했다. 방문객은 16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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