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설계사 4000명 짐 쌌다···고용보험·GA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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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9-1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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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전속 설계사 10만명선 붕괴 전망도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의 전속 설계사 숫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활용할 수 있는 독립보험대리점(GA)이 충분하고, 문제인 정부의 특수고용직 종사자 4대 보험 의무화 정책으로 전속 설계사 조직을 유지하는데 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 전속설계사 숫자는 10만2938명으로 지난해 말 10만6989명 대비 4051명(3.79%) 줄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안에 전속설계사 10만명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별로 보면 올 상반기 PCA생명과 합병하면서 설계사가 늘어난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가 크게 줄었다. 특히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3사에서는 전속 설계사를 총 1588명이나 줄였다.

과거 보험의 꽃이라고 불렸던 전속 설계사가 극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보험산업 환경 변화의 영향이 적지 않다. 우선 설계사들이 판매 수수료가 높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GA로 대거 이직하고 있다.

대면채널의 중요도가 축소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전화나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전속 설계사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탓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전속 설계사보다 GA 소속 설계사가 더 많은 판매 수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로 시작하더라도 GA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도 전속 설계사 감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나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그동안 정식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산재보험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해왔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4대 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노동부 및 정치권에서는 내년부터 보험사의 전속설계사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를 논의하고 있다. 현행 고용보험은 근로자 본인과 사용자(회사)가 보험료를 50%씩 부담한다. 다수의 전속 설계사를 거느린 보험사는 보험료 부담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현재 약 41만명 규모인 보험설계사(생·손보업계 전속·GA 통합)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로 추가 부담이 연간 4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4대 보험에 모두 가입할 경우 연간 6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못한 설계사는 대규모로 해촉될 수 있다"라며 "보험사 입장에서 안 그래도 흔들리는 전속 설계사 조직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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