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②일본서 배우는 관광..日이 보여준 '디테일'의 힘

전성민 기자입력 : 2018-09-07 06:00

[일본 오사카. 사진=바이두 제공]

아베 신조 총리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목표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1341만명으로 한국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적었던 일본은 2018년 방문 관광객 300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정부 주도의 장기적인 계획과 민간의 세심한 실행이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 아베 신조 총리가 꾼 ‘관광 대국’의 꿈

아베 신조 총리가 재집권한 2012년에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836만명으로 같은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114만명보다 적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관광 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정책을 장기적으로 실시했고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2014년 1341만명, 2015년 1973만명, 2016년 2404만명, 2017년 2869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300만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늘어난 수치로 올해 말까지 3000만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반면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5년 1323만명, 2016년 1724만명, 2017년 1333만명으로 다소 정체 상태다.

일본 관광 산업의 부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는 관광 산업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관광 수입보다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같은 제조업의 이윤이 높았기 때문이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는 2002년 ‘비지트 재팬 캠페인(Visit Japan campaign)’을 펼치며 본격적으로 관광 산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 역시 적극적이다. 현재 ‘관광 입국 추진 각료 회의’와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 구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 각료가 참가하는 ‘관광 입국 추진 각료 회의’에서는 2020년 올림픽을 대비한 관광 진흥, 국제회의 및 외국인 비즈니스 유치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한다.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 구상 회의’에는 주요 각료 11명과 업계, 학계 전문가 7명이 참석해 관광 관련 규제 재검토, 낙후된 지방 관광지 재생 등을 세부적으로 점검한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일본은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총리 차원에서 핵심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방식이 잘 이뤄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 총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일본 관광은 디테일에 있다

‘The Devil is in the details(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영어 표현이 있다. ‘God is in the details(신은 디테일에 있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독일의 유명 건축가인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가 성공 비결에 관한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 관광에도 디테일이 있다. 정부가 큰 밑그림을 그리면 관련 종사자들이 꼼꼼하게 색칠을 한다. 관광객들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동 받는 법이다.

‘Tax Free 8% off'. 일본 어디를 가더라도 '소비세 8% 면세’ 안내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외국인 여행자가 구입한 물품에 대해 품목별 제한 규정을 없앴다. 품목에 제한 없이 구매 금액이 총 5000엔(약 5만원) 이상이면 면세 대상이 되도록 한 것이다. 사후 환급의 번거로움도 덜하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일본의 즉시 환급 가맹점은 4만5000곳으로 한국의 즉시환급 가맹점 약 6000곳에 비해 많다. 면세점 확대는 지역 경제 및 골목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소비세 8% 면세가 되는 오키나와 현 나카가미 군에 있는 상점. 사진=전성민 기자 ]


이에 발맞춰 일본 국토교통성은 2017년 27개 지방 공항을 ‘방일 유치 지원 공항’으로 지정해 국가관리 공항의 국제선 착륙료 할인, 신규 취항 관련 경비 지원, 지방 관리 공항의 국제선 착륙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을 가는 비행기는 총 23개 도시에 취항 중이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대도시(서울, 인천, 부산, 대구, 제주, 청주, 무안)에 편중돼 있다. 다양한 지방 노선은 관광객 지방 분산에 효과적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외래객은 714만명이었던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외래객은 231만명에 그쳤다.

일본은 중국을 잇는 하늘길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을 왕래하는 정기편은 주 1000편을 넘는다. 일본 관광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736만명으로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약 5배 증가했다. ‘디테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은 ‘4000만 시대’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하네다 공항.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 오키나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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