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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암세포 억제서 ‘완치’…‘면역항암제’로 암 정복 도전

이정수 기자입력 : 2018-08-21 03:01수정 : 2018-08-21 03:01
암 치료 패러다임, '완치'로 바뀐다 3세대 ‘면역항암요법’ 면역체계 기반 암세포 공격 완치사례 보고 신라젠 ‘펙사벡’ 3상임상 진행…리제네론과 병용요법 공동연구 항암바이러스·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시 ‘완치·반응률’ 상향 주목

신라젠 연구원이 경남 양산시 소재 양산부산대병원에 있는 신라젠연구소에서 바이러스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제공]


국내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치료연구 분야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숙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류 역사상 암은 완치가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 다만 암 환자 생존기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결과로 항암제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완치 향한 암 치료연구, ‘면역항암제’로 결실 맺나
1세대 항암제로 평가되는 ‘세포독성항암제’는 암 세포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주변 세포까지 죽여 환자가 겪어야 할 부작용이 상당했다. 이후 2세대 항암제로 평가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암 치료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됐다. 특정 암세포만 노려 공격하는 표적항암 치료기법은 여러 암 분야에서 시도돼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표적항암요법 역시 한계는 있었다. 약에 맞는 특정 환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했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약이 잘 듣지 않는 내성이 생겨 치료효과가 약해졌다. 암 세포는 표적치료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했다. 결국 일부 케이스를 제외하고 대체로 암을 온전히 치료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때문에 또다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 요구돼 왔고, 최근에서야 그 성과로 ‘면역항암제’가 등장했다. 면역항암제는 몸 속 면역체계를 기반으로 암 세포를 공격해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3세대 항암제로 평가됐다.

암은 다른 질병과 달리 체내 면역체계가 인지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암 세포는 면역세포가 공격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성장한다. 이 사이에서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환자 몸속 면역체계가 지속적으로 암을 인지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성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근본적인 치료로 접근하기 때문에 다른 암이 장기로 전이됐더라도 적용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시한부 판정을 받을 정도의 말기 암 환자가 면역항암요법으로 완치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암 치료 패러다임이 ‘진행억제’에서 ‘완치’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의학분야 주요 전문지에서도 “면역항암제가 여러 암을 치료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고, 이로 인해 암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면역항암요법 개발은 여러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면역체계가 작동하게 되는 각각의 여러 원리를 활용해 암 세포를 억제·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이다.

◆‘항암 바이러스’, ‘면역관문억제제’··· 두각 드러내는 면역항암요법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면역항암요법 개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항암 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 등이다. 이들은 작용기전에 따라 분류되고 있으며, 면역항암제로서의 입지를 갖춰나가고 있다.

항암 바이러스란 감염력을 가진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유전자 조작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에서만 증식하면서 이를 파괴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 항원을 인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공격하도록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흑색종 치료제 ‘임리직’은 대표적인 항암 바이러스다. ‘헤르페스바이러스(HSV-1)’를 기반으로 개발된 이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업체 신라젠이 항암 바이러스를 개발하고 있다. 항암제 ‘펙사벡(Pexa-Vec)'은 ‘우두바이러스(Vaccinia Virus)’ 유전자를 조작한 항암 바이러스다. 2상 임상단계에서 말기 간암 환자 30명 중 1명이 완치상태(완전관해)에 이르렀고, 총 4명이 전체 반응을 보였다. 현재 말기 간암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두 세포 간 상호작용에 있음을 착안해 개발된 항암제다. 암이 만들어낸 면역억제환경을 제거함으로써 면역체계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비엠에스(BMS)의 ‘여보이(Yervoy)·옵디보(Opdivo)’, 머크의 ‘키투르다(Keytruda)’, 로슈의 ‘티센트릭(Tecentriq)’,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Imfinzi)’ 등이 흑색종 등 일부 암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다. 이 중 옵디보는 31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8% 완전관해율, 40% 전체반응률을 보였다.

◆더 강력한 효과 ‘항암 바이러스+면역관문억제제’에 주목
항암 바이러스, 면역관문억제제 등 면역항암제는 기존에 사실상 시한부로 판정받던 말기 암에서도 효과를 나타내는 만큼, 암 치료 패러다임을 다시 한 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각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모든 암 환자에게 효과를 나타내진 못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더 많은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각 면역항암제 작용기전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각기 다른 작용기전이 더해지면 치료효과도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항암 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치료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해 공격할 수 있도록 하고, 항암 바이러스는 종양 내 면역세포 침투를 가속화한다. 상호 협동적 기전은 암을 제거하는 면역체계 기능이 강화되도록 작용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암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종양 내 침투를 가속화시킴으로써 면역관문억제제가 더 높은 완치·반응률을 보이게 되는 것으로 밝혀진다. 임리직과 여보이를 병용투여한 임상시험에서는 완전관해율 22%, 전체반응률 50%였다. 임리직-키트루다 병용투여 시에도 33%의 완전관해율과 62%의 전체반응률이 나타났다.

때문에 신라젠에서도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바이오업체 리제네론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면서 더 나은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라젠-리제네론, 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 위해 손잡다
신라젠과 리제네론은 항암 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두 업체는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 후보물질 ‘REGN2810’과 펙사벡 병용요법이 신장암에 갖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리제네론은 이번 연구를 위해 REGN2810을 무상으로 공급하며, 연구는 신라젠이 주도한다.

이번 공동연구가 갖는 의미는 적잖다. 신라젠과의 공동연구에 나선 리제네론은 세계적인 바이오업체다. 2016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전 세계 혁신기업 3위로 선정된 바 있다. 때문에 항암 바이러스 임리직을 개발한 암젠과 함께 바이오 분야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후보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약물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리제네론이 펙사벡에 대해 높은 기대감과 신뢰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리제네론이 공급하는 후보물질과 동일한 면역관문억제제는 환자 1인당 1억원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공동연구를 주도하는 신라젠으로서도 임상시험 비용부담 감소 측면에서 유리하다.

신장암 시장이 2013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3조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장성에 의미가 있다. 이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6.6%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장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첫째 목표인 간암 시장과 더불어 상업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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