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이 뽑은 별별 명장면] '변산' 아버지 유언신, 웃다가 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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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8-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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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의 배우 박정민[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95번째 주인공은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의 주인공 박정민이다.

영화는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거센 청춘 학수(박정민 분)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

이번 작품에서 박정민은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아픈 기억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로 고향 변산을 떠나온 학수는 선미의 꼼수로 고향 변산에 돌아온다. 일련의 사고로 고향에 발목 잡히게 된 그는 고향 친구들과 아버지를 만나며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게 된다.

“저는 극 중 학수의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유언하는 장면을 굉장히 좋아해요. 찍을 때도, 볼 때도 많이 울었어요.”

박정민이 언급한 아버지의 유언신은 증오와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학수를 성장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사건이자 영화의 하이라이트신이다.

학수의 아버지는 변산에서 알아주는 건달로 늘 사건사고를 일삼아왔다. 때문에 어린 학수와 어머니는 늘 마음고생 해왔고, 어머니는 병을 얻기까지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장례식마저 찾지 않자 학수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로 고향인 변산을 떠나온다. 오랜 시간 아버지를 미워하던 학수지만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며 오해와 갈등을 풀게 되고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와 조언을 가슴에 품는다.

“극 중 아버지가 학수에게 ‘미안하다’고 딱 두 번 사과해요. 학수는 ‘뭐가 미안하냐’고 쏘아붙이고 아버지는 대답을 못하죠. 갈등을 풀지 못하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학수가 아버지께 ‘미안하다’고 말해요. 사실 ‘미안하다’는 대사는 없었는데, 그냥 입밖으로 나왔어요. 제 선택이 맞았는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아버지에게 그냥 미안하더라고요. 아버지가 학수를 괴롭혀왔고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가족 같은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런 기회마저 없어지는 순간, 학수 역시 죄스러운 마음을 느끼지 않았을까 했어요.”

'변산' 스틸컷 중, 학수 역의 박정민[사진=영화 '변산' 스틸컷 ]


따듯한 드라마와 유쾌한 코미디를 동반한 ‘변산’이지만 극 중 학수와 아버지의 갈등은 묵직하고 복잡했다. 박정민은 유언신이 이들의 관계와 영화의 무드를 대변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하며 “유언이 현실적이어서 웃음도 나면서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고 거들었다.

“뭔가 멋진 한마디가 아니라 ‘우리 체질에 맞지 않으니 폭탄주, 고기 같은 건 먹지 마라. 특히 고기 태워먹지 말아라’ 같은 현실적인 유언을 해요. 그걸 들으면서도 어이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처럼 느껴져요.”

이준익 감독 특유의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무드가 돋보이는 영화 ‘변산’, 그 안에 담긴 세대 간의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래퍼’로 변신한 박정민은 물론 섬세한 감정선, 코미디 연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 ‘변산’은 지난 7월 4일 개봉해 누적관객수 49만 33명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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