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일본대학’ 옛말… 첨단기술 역량, 중국 대학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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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7-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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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대 학술지 국제영향력 지수 칭화대보다 떨어져

  • 전문가 "인터넷 시대 따라가지 못한 때문"

일본 동경대학교 [사진=바이두]


일본 대학의 연구역량이 나날이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술지 국제영향력 지수는 중국 대학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혁명과 연계되는 첨단기술 연구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닛케이신문과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가 최근 전 세계 21개국의 주요 대학 209곳을 대상으로 연구역량을 평가한 결과 일본 대학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이 15일 보도했다.

연구역량은 학술논문 수와 연구인원 등 양적인 측면과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횟수, 우수 논문 수를 기준으로 한 학술지 국제영향력 지수 등 질적인 면을 모두 고려해 평가됐다.

평가 결과 일본 명문 도쿄대의 경우 양적 평가에서는 상위권에 속했으나 질적 평가에서는 크게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도쿄대의 논문 수는 10년 전인 2002년부터 2006년보다 증가해 상위 10위권에 속했지만 국제영향력지수는 94위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 칭화대(73위)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첨단기술 분야의 연구 성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아마노 히로시 나고야대 교수는 “일본 대학이 인터넷 시대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아마노 교수에 따르면 미국 대학은 구글∙페이스북 등 IT 기업의 성장에 맞춰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발 빠른 대응을 했다. 칭화대도 일찌감치 첨단기술 연구에 중점을 둬 AI 분야 논문 피인용 수가 세계 상위에 속하는 등 시대 흐름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지원 부족도 문제다. 과거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시절의 일본 정부는 국제 생물 연구 활성화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27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됐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지원 대상을 해외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로 제한했다. 히로카와 노부타카 도쿄대 세포생물학과 초빙 교수는 “일본 학술계의 해외 연구진과 공동연구가 줄고 있는 추세라 정부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이 줄어드니 연구원 대우가 불안정해졌고 이에 연구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려 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 대학이 기업에게도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5000만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차 AI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도요타 관계자는 일본 대학과 협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협력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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