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검색
5개국어 서비스
실시간속보

"북한은 왜 제2의 베트남이 될 수 없나"

윤세미 기자입력 : 2018-07-16 16:40수정 : 2018-07-16 17:00
"베트남 '도이모이' 도입 당시보다 北 경제 상황 불리해"

베트남 하노이[사진=AP/연합]


현재 북미 간 논의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만큼 중요한 이슈는 북한의 경제 개방과 번영이다.

미국은 북한 경제 번영의 롤모델로 베트남을 꼽는다.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도 기회를 잡는다면 ‘베트남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일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단기간에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 경제를 현대화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체제 유지가 중요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 솔깃한 모델일 수밖에 없다.

베트남과 북한은 닮은 점도 많다. 경제개혁을 시작하던 당시 베트남은 현재 북한과 마찬가지로 토지와 공장 등 주요 생산수단을 국유화하여 정부가 통제하는 집산주의였으며 전쟁 후 불량국가로 낙인찍혀 외교적으로 고립 상태에 있었다. 

이후 베트남은 1985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 정책을 도입했고 1995년에는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통해 경제발전 속도를 높였다. ​현재 베트남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순항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미국은 이제 베트남의 최대 수출 파트너가 됐다. 북·미 관계는 그보다 더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과 베트남과의 차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작지 않다. 1980년대 베트남에 비해 현재 북한 경제 상황이 훨씬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영국 유력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베트남의 성공 사례를 북한이 재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세 가지 차이점을 예로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첫 번째 차이점으로 베트남이 북한에 비해 집산주의 역사가 짧았다는 점을 꼽았다. 베트남 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부 지역의 경우 집산주의가 1975년 베트남 전쟁 이후 경제개혁 이전까지 약 10년 정도만 유지됐기 때문에 시장경제로 비교적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북한의 공산체제는 휴전 이후 65년간 이어져왔다. 건국의 기반이 공산체제였다. 최근에는 암암리에 시장이 형성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활동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시장경제와 민영화라는 생소한 경험 앞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두 번째 차이점은 북한의 경제구조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경제개혁을 시작하던 1980년대 베트남과 1970년대 중국은 인구 중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경제개혁으로 사유재산이 인정되자 동기부여가 되면서 농업 부문의 생산성은 대폭 높아졌다. 이후 농장을 떠난 이들은 값싼 노동력을 형성하여 도시의 공장에서 일했고 수출경제를 일구는 토대가 됐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경우 인구 60% 이상이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빈사상태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소련의 몰락 후 동구권을 닮았다고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분석한다. 그는 경제개혁 과정에서 실업률이 치솟고 부패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고령화가 베트남에 비해 취약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과 중국 모두 인구의 평균연령이 20세이던 젊은 시절에 경제개방을 시작했다면 현재 북한 인구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집계된다. 북한으로선 경제 개방을 하기도 전에 고령화 문제에 먼저 부딪힐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북한이 제2의 베트남이 되려는 희망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이 고립 속에서 정체되는 것보다 경제를 개방하고 개혁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임은 부인하지 못한다. 북한이 경제 개방에 더 빨리 나서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주TV 구독자 3만 돌파 이벤트
당신의 콘텐츠에 투표하세요
뉴스스탠드에서 아주경제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