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너티즈 대표 "재밌고 즐거운 채식을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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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18-07-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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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Vegan) 문화단체 너티즈 "잔인한 도축 장면보다 맛있는 채식 디저트"

[너티즈 회원들과 김수현 대표(오른쪽 두번째) 사진=너티즈 제공]


"재밌고 즐겁게 채식을 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요."

김수현 너티즈 대표는 11일 오전 아주경제와 만나 비건(Vegan·고기는 물론 유제품, 달걀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문화를 알리는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너티즈(Nutties)는 20대 비건 4명으로 구성된 비건 문화 단체다. 지하철 광고, 푸드마켓, 비건 파티 행사 등을 통해 유쾌한 비건 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채식에 관해 얘기하다 보면 환경이나 동물에 대해 심각한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음식을 먹을 때마다 무거운 생각을 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즐길 때는 즐기는 것이 지속 가능한 좋은 채식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잔인한 도축 장면을 보는 것보다 맛있는 비건 디저트나 햄버거를 먹으며 '신기하다', '좋은 가치가 담겨 있네?' 하고 느끼게 해서 쉽게 다가가게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에게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묻자 "채식 자체보다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요즘은 채식주의를 존중해주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여럿이서 어울려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저를 불편하게 생각할까봐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경우에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저는 비건 단체 활동을 하다 보니 상대방은 제가 그를 윤리적 잣대로 평가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상대방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육식 중심의 사회를 바꾸고 싶어 비건 단체 활동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상에는 윤리적 판단 기준이 너무나 많지만, 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것처럼 채식을 한다고 해서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는 아직 서구에 비해 채식 문화가 널리 퍼지지 않았다. 한식은 멸치·고기 육수가 들어가는 요리가 많아서 채식주의자는 외식이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덕분에 덩어리 고기만 피한다는 한국식 채식주의 비덩주의(非덩어리 주의)라는 말도 나왔다. 채식주의에 입문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망설이는 이유다.

그러나 김 대표는 "채식을 하면 음식 가짓수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찾아보면 은근히 많다"며 "비건식으로 먹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물만 따로 요청하고 고기와 계란만 빼달라고 하면 웬만한 요리는 다 먹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재료에 대해 알아보는 데 노력이 필요하고, 의지가 있어야 하고 혼자 하면 금방 지치기 때문에 채식하는 사람끼리 정보 교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고기를 완전히 먹지 않는 비건이 된 지는 1년이 넘었다. 이전에는 페스코(Pesco·해산물과 유제품, 달걀은 먹는 채식주의자)로 생활했다. 그는 "3, 4년 전 공장식 축산에 관한 문제를 우연히 접하게 되고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채식을 하며 개인의 소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게 됐고, 동물 문제뿐 아니라 로컬푸드, 공정무역,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고 채식이 자신의 삶에 끼친 영향을 설명했다.

지난 9일 지하철 광고 캠페인을 마친 뒤로 너티즈는 잠시 재충전 중이다. 김 대표는 "채식에 대한 여건과 인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채식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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