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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TDF’ 규제완화에 속타는 운용사

이승재 기자입력 : 2018-07-11 18:36수정 : 2018-07-11 18:36
퇴직연금 주식투자 비중 80% 이하로 제한 연령 맞춤전략 통한 수익 극대화 장점 못살려
더딘 '타깃데이트펀드(TDF)' 규제 완화에 자산운용업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TDF는 가입자 연령에 따라 탄력적으로 안전·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는데, 이런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11일 현행 퇴직연금운용법을 보면 퇴직연금은 자산 가운데 82%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실제로는 주식 비중이 한참 적다. 대개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는 혼합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어서다.

혼합형 비율은 2017년 60%에 육박했고, 주식형펀드 비율은 15%에도 못 미쳤다. 같은 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1.88%로 물가 상승률조차 못 따라간 이유다. 21%에 육박하는 수익을 낸 주식형 펀드에 비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이다. 더욱이 대다수가 맡기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49%밖에 안 됐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65%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률이다.

퇴직연금이 채권이나 예·적금 위주로 투자하는 한 앞으로도 수익률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어렵다. 뒤늦게 정부가 보완에 나선 이유다. 퇴직연금이 모든 자산을 자산운용업계 노후준비 상품인 TDF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주식 비중을 80% 이하로 유지하는 TDF만 담을 수 있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안전·위험자산 비중을 바꾼다. 30·40대에 주식을, 이후에는 채권을 많이 담는 식이다. 이런 특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주식 비중을 제한하면 TDF는 수익률을 제고하기 어렵다.

이미 TDF가 대표적인 노후대책으로 자리를 잡은 미국은 이런 규제를 하지 않는다. 주식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확정기여형(DC)보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DC형에 주로 가입한다"며 "즉, 미국에서는 위험자산을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수익률을 높이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가입자 보호를 위해 위험을 키우는 것을 꺼릴 수 있다. 하지만 TDF가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TDF를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디폴트 옵션은 따로 요구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특정상품(TDF)을 담게 하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연금은 주식 투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라며 "유독 퇴직연금만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없게 발을 묶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기일 수 있지만, 규제 완화가 더디면 더딜수록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손실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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