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가수 윤성기 "홍대에서 신촌까지 2호선 '버스킹'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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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8-07-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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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2호선 라인을 도는 <괜찮아> 프로젝트 성황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신촌, 홍대, 건대에 가면 버스킹을 하는 가수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인터뷰는 2013년 <앰넷 보이스코리아2>에 출연했던 가수 윤성기 씨의 인터뷰입니다. 2014년 앨범을 발표할 무렵,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앨범활동을 접었고, 그 후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으면 내가 찾아 가겠다”라는 생각으로 지하철 2호선 라인을 도는 버스킹 투어 <괜찮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하네요. 
 

[사진= 윤성기 씨 제공 ]



Q. 공대 출신의 윤성기 씨가 처음에 버스킹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A. 공대를 나와서 대기업 같은 곳에 입사를 하지 않았는데 그때 가족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반대가 컸죠. 음악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막상 반대는 없었는데 버스킹 투어를 한다고 할 때는 같이 활동하는 맴버들이 반대를 했었죠. 그 당시에 어떤 계기로 버스킹을 하게 되었냐면 밴드활동을 1년 동안 하고나서 인지도가 계속 생기지 않아서 선택한 게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는데, 그걸 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고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나서 그다음 해에 첫 정규앨범을 냈는데 정규앨범 나올 때 쯤 세월호 참사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앨범활동이 아예 없어진거죠. “활동이 없고 남들이 불러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음악활동을 하지 않을거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죠. 그래서 그때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겠다”는 생각을 해서 버스킹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때 같이 활동하던 맴버 두명은 반대를 많이 했었어요 “돈도 안 생기고 뭐하는 짓이냐”라고요. 근데 저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 당시 도와주던 맴버 한명과 저랑 둘이서 버스킹 투어를 하게 됐었죠.

Q. 버스킹 투어를 서울 위주로만 했던 것인가요?

A. 그때 “도전적인 성격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해서 생각을 했던 게 서울에 지하철 2호선이 순환선이잖아요. 홍대에서 타서 자고 있으면 또 홍대까지 오니까 “하루에 한 역씩 해서 한 바퀴를 다 돌아보면 어떨까” 해서 그때 세달 정도 걸려서 홍대입구역에서 시작해서 신촌역까지 한 바퀴를 돌아서 버스킹을 했었어요.
 

[사진= 윤성기 씨 제공 ]


Q. 그렇다면 다른 곳들은 다닐 생각은 없었나요?

A,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래서 그럴 여력은 충분하지 않았죠

Q. 프로젝트 <괜찮아>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은 건대입구역 이였는데 그때도 오늘 날씨처럼 비가 오락가락 했어요. 건대역에 특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괜찮아> 노래를 시작하는데 한 노숙자 아저씨가 나타난 거예요.

이 노숙자 아저씨한테는 사실 노래보다는 돈이 필요하다 보니까 주위사람들도 걱정을 많이 했었 대요. 노숙자 아저씨가 화를 내면서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잖아요.

근데 예상과 달리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서 계속 서서 노래를 들으시더라고요. 끝까지 들으시고 다른 곳으로 가셨는데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 그렇잖아요,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말로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돈만 던져준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닐 텐데, 그렇다고 제가 노래를 하는 게 그렇게까지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그 상황에서 위로가 됐는지 안 됐는지도 모르지만 저한테는 좀 특별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Q. 버스킹을 하며 돌발 상황은 없었나요?

A. 맨 처음 홍대입구에서 시작할 때 건물을 관리하시는 아저씨가 뛰쳐나오셔 가지고 여기서 이런 거 하면 안 된다고 쫒겨났었어요. 홍대에서는 다들 버스킹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첫날에 홍대에서 버스킹 하는데 못하게 해서 되게 걱정을 많이 했었죠. “여기도 이런데 다른 곳은 얼마나 더 심할까” 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한 가지를 오래 깊이 하는 것에 대해서 제일 많이 배워요. 예를 들어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나는 공부를 잘하고 싶다”, “춤을 잘 추고 싶다”, “노래를 잘하고 싶다” 그러는 것처럼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항상 그렇지만 내가 막 좋아서 노력을 할 때 보면 그 노력에 대한 성과가 있을 때가 있잖아요.

공부를 했는데 점수가 올랐어, 근데 어떨 때는 아무리 공부해도 오르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게 심지어 몇 년 동안 계속 될 때도 있어요.

그리고 내가 이걸 좋아하지 않는 상황의 여력이 올 때도 있어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결국에는 결과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힘든 시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걸 해나갈 수 있느냐를 저는 제일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인터뷰 장면 ]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밴드공연을 했을 때인 것 같아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공대를 나와서 다른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서른 살에 음악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상황이 어려웠었어요.

남들이 “너 미쳤냐?” “갑자기 왜 그 나이에 음악을 해?” “하다못해 음악 중에서도 제일 돈 안 되는 밴드공연을 햐냐” 그랬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잖아요. 어쨌든 간에 그때 제가 원하는 것을 시작을 했고, 1년이 걸려서 홍대클럽에서 첫 공연을 했었어요.  그때 관객이 7명이었거든요. 관객 7명 중에 4명은 저 그리고 맴버들 지인이 왔었고, 세명은 우리를 보러 온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러 왔다가 본 사람들 이었겠죠.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Q, 가수 윤성기가 생각하는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저는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하나로 이것을 소리로서 전달하는 게 음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개인마다 취향이 다 다를 수 있잖아요. 누구는 쓴 커피를 좋아하고 누구는 아주 단 핫쵸코를 좋아하는 것처럼 다 다르지만 뭔가 마시면서 이야기한다는 공통된 주제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을 포괄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중요한 것을 “야 이건 좋은 거니까 무조건 따라야해”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좋아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음악가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세상에 이미 나와 있는 정말 좋은 것들이 많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그게 얼마나 좋은지 알아볼 수 있도록 많이 관심을 갖고, 앞서 얘기했다시피 빨리 무언가를 해나가기 보다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기만 해도 시간이 충분히 쌓이면 정말 훌륭한 그런 음악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조급해 하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히 잘 임하면서 아프고 힘든 거 있으면 그런 거 갖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하다 보면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여러분 혹시 윤성기 씨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괜찮아>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들으며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여러분도 무언가의 장벽이 있을 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작성 및 수정 : 김호이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김호이의-사람들-15715740142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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