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취준생 두번 울리는 취업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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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18-06-2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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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청년 실업률이 사회 곳곳을 멍들게 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집계된 청년실업률은 1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포인트 증가했다. 동월 기준 대비 사상 최고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각종 ‘취업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 지위를 사칭해 관공소나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해놓고 돈만 받아 챙기는 등의 고전적(?) 수법부터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각종 신종 범죄 조직들의 ‘방패막이’까지 사례를 열거하자면 한 세월이 걸릴 정도다. 취업난으로 인해 절실한 사람들을 두 번 울리는 악질 범죄들이다.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취업 사기단’들이 일부 여행사의 이름을 도용해 범죄 행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가해자가 돼 있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취업준비생들도 한둘이 아니다. 실제 최근 들어 한국공정여행업협회(KAFT)에 들어오는 여행사들과 취업준비생들의 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

피해 사례를 정리하면 수법은 다음과 같다. ‘취업 사기단’이 일부 이름 있는 여행사의 명의도용 후 알바몬 등 구인구직사이트에 채용 또는 유사 광고를 홍보한다. 여행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등 누구나 혹할 만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가령 제주도 관련 새로운 여행상품을 기획했는데 무료로 체험하고 아르바이트비도 벌 수 있다는 식이다.

여행사 이름만 믿고 취업준비생들이 연락하면 취업 사기단은 인사담당자인 것처럼 휴대폰으로 채용 합격문자를 보낸다. 이후 합격자 본인임을 확인해야 한다며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얻어낸다. 인터넷 여론 조작, 대포통장 제작 등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후 취업 사기단은 잠적해버린다. 이용된 여행사는 업계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가 떨어지고, 피해자는 사기당한 것도 억울한데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지도 모르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이 대부분 필리핀 등 해외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경찰은 관련 사실을 신고해도 드러난 실질적 피해가 크지 않다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는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 최근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사회 곳곳이 멍들게 방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도 스스로의 말처럼 조금만 더 관심 있게 지켜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당장 구인업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광고를 실어주는 일부 구인구직사이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취업 사기가 구인구직사이트를 통해서 이뤄지는 만큼 이곳에서 제대로 된 정보만 유통돼도 취업 사기가 크게 줄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 사기단의 단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피해 사실을 조사하며 일개 협회에서도 취업 사기단과 직접 얘기할 수 있었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잡아들이는 것은 시간문제란 의미다.

예방책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취업 사기는 조금만 노력하면 피해갈 수 있다. 여행사 명의를 도용한 취업 사기의 경우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연락처를 통해 전화 한 통만 해봤어도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따라서 구직 시에는 반드시 해당 사이트를 확인해보고 인사담당자의 신원도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은 편한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즉 상식적인 수준에서 벗어난 구인광고는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 더욱이 그런 일에 면담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합격하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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