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에 실물경제까지 악화" 중국경제에 드리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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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6-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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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매판매 증가율 8.5%…전달比 0.9%P↓

  •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지표도 악화

  • 트럼프 '관세폭탄' 터지기 일보직전…미중 무역갈등 재점화하나

  • 통화완화 카드 만지작거리는 인민은행…美 금리 인상에 보조 안맞춰

[사진=신화통신]


중국의 지난 5월 소비·생산·투자 지표가 일제히 악화하며 중국 경제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대됐다. 미·중 무역갈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데다가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등 대외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 쪽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소비·생산·투자 일제히 '빨간불'

[자료=국가통계국]


무엇보다 중국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됐다.  14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산업생산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의 증가율 7%에서 0.2% 포인트(P) 둔화한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달과 동일한 7%로 예상했다.

소매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의 증가율인 9.4%와 블롬버그 예상치인 9.6%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1~5월 고정자산투자액도 6.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7%를 크게 밑돈 것으로, 1999년 12월 5.5%를 기록한 이래 약 20년 만의 최저치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5월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는 1조1500억 위안(약 194조원)으로, 전월치인 1조1800억 위안과 예상치 1조2000억 위안을 모두 하회했다. 

하지만 국가통계국 14일 "하반기 중국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경기 하락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 중국 경제성장률 6.5% 목표치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도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을 겨냥한 500억 달러(약 54조 원) 관세폭탄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는 15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세부품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갈등과 관련해 "중국에 강력하게 맞설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중국도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태이다. 중국은 앞서 미국산 대두·자동차·화공제품 등 14종류 106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간 무역갈등 문제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중국은 동시에 미국에 유화제스처도 보내고 있다. 미국이 관세 부과 품목을 발표하기에 앞서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13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해 수입관세 인하 품목 및 면세품목 확대를 시사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 금리 인상도 부담...통화정책 고심하는 인민은행

중국 인민은행.[사진=바이두]


미국의 금리 인상 단행도 중국 경제엔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인민은행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단기 정책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14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7일물, 14일물, 28일물을 운영하고, 각각의 금리를 2.55%, 2.70%, 2.85%로 동결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역RP 운영으로 시중에 순공급한 자금은 700억 위안이다. 

미국이 지난해 3월과 12월, 올 3월 기준 금리를 인상한 직후 인민은행이 역RP와 중기유동성창구(MLF) 금리를 올리며 보조를 맞춰온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역RP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실물경제 둔화, 미·중 무역전쟁 악화,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급등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이강(易綱) 인민은행 행장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이라며 통화 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행장은 14일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쭈이 금융 포럼에서 "지급준비율, 재대출 등을 통해 영세기업에 더 많은 융자를 제공하기 위해 위하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줄곧 통화완화 신호를 시장에 내비쳐왔다.  앞서 6일 1년 만기 MLF를 통해 463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했다. 이는 MLF를 통해 공급한 자금으로는 1년여 만의 최대 규모였다. 지난 4월 17일엔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지준율을 1%P 인하했다. 당시 시중에 풀린 유동성만 1조3000억 위안에 달했다. 

이에 앞서 3월엔 은행권 대손충당금 비율도 낮춰줬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완화하면 그만큼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확대된다. 이는 실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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