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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CEO 열전] 로봇 발전위해 오너 직위 버린 ‘신경철’, 반전 예고

송창범 기자입력 : 2018-06-14 07:00수정 : 2018-06-14 07:00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이 지난달 중순, 창립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유진로봇]


유진로봇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오너 직위까지 버렸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최대주주 지위를 맞바꾼 것이다. 그는 3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연구에만 몰두해 온 ‘로봇 박사’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이다.

좀처럼 언론 등 공개석상에 얼굴을 내밀지 않던 신 회장이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오너 타이틀을 내려놓으면서 오히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중순 유진로봇 창립 30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비전과 목표를 공개했다. 독일 가전기업 밀레를 통한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빌딩청소‧병원물류 등 B2B(기업간 거래) 로봇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말 토종 로봇 1세대 기업 유진로봇은 밀레에 매각됐다. 특이하게도 이를 기회로 전성기를 열겠다는 게 신 회장의 구상이다. 신 회장은 그대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밀레로부터 500억원이 넘는 투자유치까지 이끌어내면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향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자신 있게 밝힐 수 있는 이유다.

유진로봇 인수 후 최대주주가 된 밀레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형성, 향후 7~10년간 신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 회장은 밀레 지주사인 이만토(Imanto)와 함께 합작법인 시만(Shiman)을 설립했고, 이를 위해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최대주주가 신 회장에서 ‘시만’으로 변경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은 시만 대표에 올랐다. 사실상 매각이 아닌, '윈-윈' 파트너십에 가깝다. 이는 신 회장이 내세운 기술력과 신뢰 경영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미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제품력은 유럽시장에서 널리 인정받았다. 특히 2014년부터 밀레와 ODM(제조자개발생산) 협력으로 끈끈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현재 밀레 로봇청소기의 생산‧공급도 유진로봇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 회장은 투자받은 자금으로 연구·개발(R&D)를 강화하고, 밀레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로봇청소기를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에 묻혀 있던 유진로봇의 제 2의 전성기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 우위에 있는 로봇 분야 기술전략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빌딩청소와 병원물류 분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파급력 있는 시장으로 꼽히는 부품사업, 물류로봇 등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 신 회장 각오다. 그는 지난해 매출 650억원에서 5년 내 3000억원으로 5배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신 회장은 “국내 대기업에 매각 됐다면 파트너처럼 일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현실을 꼬집었다. 국내 대기업들도 투자의 손을 내밀었지만 협력 관계로 보지 않고, 오로지 사들인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토종 로봇’, ‘1세대 로봇기업인’, ‘로봇 박사’ 등 국내에서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 신 회장이지만 로봇청소기 세계시장 공략을 향해 또 다른 출발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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