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골목길, 도시재생으로 촘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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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8-04-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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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법으로 신축 못하는 4m 미만 골목길까지 재생 가능

골목길 재생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2가길 위치도.[이미지=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좁은 골목길 재생을 통해 촘촘한 도시재생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폭 12m 이하의 보행 중심 골목길과 그 주변의 낙후된 저층 주거지를 개선하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환경을 개선하던 기존 도시재생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1km 이내의 ‘선’ 단위로 재생하는 이번 사업은 시가 용역을 통해 폭 12m 이하로 대상을 정했다.

현재 건축법에 따르면 폭 4m 미만의 골목길은 신축이나 증·개축 등 건축 행위에 제한을 받고 있다. 폭 4m 이상의 도로에 맞닿아야 건물을 새로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골목길이 있는 동네에서는 소규모 건물을 짓지 못하고 대규모 재개발을 실시하거나 낙후된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이 같은 골목길을 포함한 주거지와 생활 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물론 영세업체가 밀집한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시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달까지 진행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서울 내 폭 4m 미만의 좁은 골목길은 전체 424개 동 가운데 286개 동으로 67%에 분포돼 있으며, 도심권에 114개 동(40%)이 밀집돼 있다. 90% 이상은 자연스럽게 생겼고 절반 가량은 1970년대 이전에 형성된 곳이다.

특히 시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용산구와 성북구 두 곳의 골목길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와 1인가구 비율이 각각 22%와 50%로 서울 평균보다 2배 높았다. 6세 이하 인구는 0.7%에 불과해 골목길 밀집 지역 거주자의 세대 불균형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종로구 계동길 북촌 한옥마을이 비슷한 방법으로 지역 활성화를 진행하고 있고, 해외에선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에 위치한 ‘고딕지구’가 골목길을 지키고 있다. 이 곳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13~15세기 건축물과 시 청사가 함께 들어서 있어 걸어서 여행하기 좋은 관광지로 꼽힌다.

시는 내년 초까지 ‘골목길 재생 및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올 하반기 중 관련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조례에는 5개년 기본계획과 골목길 협의체 구성 및 재원 조달에 관한 사항이 포함될된다. 노후 건축물을 보수하기 위한 컨설팅 방법과 저리 융자 지원 방안도 담긴다.

이 밖에도 시는 폭 4m 미만의 골목길에서도 집을 새로 짓고, 도시재생사업 예산 지원 대상에 골목길 재생을 포함할 수 있도록 건축법과 도시재생법 개정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내달에는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이 구성된다.

현재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430m)과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2길(800m) 두 곳에서 골목길 재생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는 오는 6월 중 자치구 공모를 통해 사업 대상지를 추가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 하반기 두 곳의 시범 사업지를 바탕으로 만드는 ‘골목길 지도’에 지역의 역사부터 상하수도·조명·방범시설까지 모두 담아 내년 가이드라인으로 확대한다.
 

골목길 재생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 위치도.[이미지=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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