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외치는 은행들, 복장은 여전히 보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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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4-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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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기업 문화는 여전히 경직됐다는 지적이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근무와 금요일 복장 규제 완화 등을 시행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노타이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한시적으로 노타이를 시행하는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본점과 영업점 직원은 본인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노타이 근무가 가능하다. 본점 직원은 매주 금요일에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도 가능하다.

은행원하면 '흰 셔츠+넥타이+깔끔한 헤어 스타일'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었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점 직원들은 유니폼 착용이 의무다. 본점의 경우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무채색 계열의 정장에 넥타이 차림이다. 여성 직원들은 깔끔하게 입되, 색이 너무 강하거나 튀는 디자인은 지양한다.  

지금까지 노타이 근무제는 대부분 날이 따뜻해지는 시기부터 늦여름까지 시행해왔다. 넥타이가 목을 조이기 않으면 혈액 순환을 도와 두뇌 회전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 에너지 절감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하나은행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여름철에 한시적으로 노타이 근무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365일 이뤄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경직된 사고의 틀에서 탈피해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복장 규제부터 풀고 있다. 노타이 근무를 도입한 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시행한 후 전면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종 중 특히 은행권의 문화가 보수적이라 복장 규제도 강하다"라며 "넥타이 하나 푼다고 뭐가 달라지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처럼 복장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스타트업 등 핀테크 기업들은 후드티를 입고 다니는 등 자율적인 복장이 일반화된 상황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업권의 핀테크 업체로 불리는 인터넷은행들도 복장에 별다른 규율이 없다. 심지어 반바지까지 허용된다.

인터넷은행은 복장뿐 아니라 직급 체계와 호칭에서도 상명하복 문화를 근절했다. 통상 은행에선 부장· 과장· 대리· 사원 등으로 불리지만 케이뱅크는 이름에 님자를 붙여 '00님'으로 부른다. 카카오뱅크는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금융에서 뒤쳐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매진하고 있지만 기업 문화는 전과 같이 경직된 상황에서 디지털만 도입하려는 것과 다름 없다"라며 "복장에서부터 변화가 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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