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남양주 치매안심센터 가보니…치매 검사부터 예방·치료까지 ‘원스톱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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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경기)=조현미 기자
입력 2018-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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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최초…치료사·간호사 등 18명 상주

  • 매일 평균 100명 방문 지역주민 큰 호응

12일 경기도 남양주시 와우읍에 있는 남양주 치매안심센터의 쉼터교실에서 한 치매노인이 종이접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3년 전에 치매 진단을 받았어요. 집에 가는 길이 생각이 안 나 몇 번이나 헤매고, 비를 쫄딱 맞기도 했지. 약을 먹고 여기 오고부터는 그런 일이 없어요.”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나영순씨(가명·여·80)는 남양주 치매안심센터에 오는 일이 일상이다. 3년 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다 큰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먹던 중 아들 권유로 센터를 찾았다.

경의중앙선 덕소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남양주 치매안심센터가 지난달 15일 문을 열었다. 치매안심센터는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의 핵심 기관이다. 지역주민에게 치매 검사부터 진단, 상담, 맞춤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전국 256곳에 설치될 예정으로, 지금까지 57곳이 문을 열었다.

남양주 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치매안심센터다. 남양주시가 직접 운영하고, 간호사·사회복지사·작업치료사 등 18명이 상주한다.

지난 12일 센터 1층에선 방문 노인들에게 치매 상담과 선별검사를 하고 있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협약병원인 한양대구리병원에 검사를 의뢰해 진단을 내린다.
 

12일 경기도 남양주시 와우읍에 있는 남양주 치매안심센터에서 지역주민이 치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같은 층에 있는 ’쉼터교실’에선 노인 7명이 치료사가 접어놓은 색종이를 보고 따라 접는 연습을 했다. 색종이로 목걸이도 만들었다. 쉼터교실은 치매 고위험군과 경증 치매환자를 위한 공간이다. 회상 치료와 중창 연습, 색종이 접기 등을 하며 인지능력을 유지·강화하는 훈련을 한다. 일주일에 5번, 한 번에 3시간씩 운영한다.

쉼터 옆 ‘인지강화교실’에선 10명이 태블릿 PC 게임에 한창이었다. 여러 물건이 나온 그림에서 소화기·파란 운동화 등 치료사가 말한 물건과 위치를 기억한 뒤 찾는 방식이다.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만 75세 이상인 고위험군 노인과 독거노인 등을 위한 치매예방 수업이다.

치매로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박순자씨(여·80)는 “선생님이 머리 쓰게 해서 힘들다”면서도 “노인은 판단력이 떨어지는 데 여기 와서 머리를 쓰고 공부하다 보니 (판단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층에 있는 ‘운동실’도 치매 예방을 위한 시설이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운동기구 10개를 이용해 순환 운동을 한다. 노인 10명이 80초 운동·30초 휴식 방식으로 기구를 옮겨 타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반장이 주도하고 작업치료사 1명이 곁에서 도움을 줬다. 개인 무선인식표(RFID)를 운동기구에 대면 등록 때 입력한 신체 크기에 맞게 의자 높낮이와 운동량을 조정해 큰 도움이 필요 없었다.
 

12일 경기도 남양주시 와우읍에 있는 남양주 치매안심센터의 가족교실에서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치매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센터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는 ‘가족교실’과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등록실’ 등도 운영 중이다. 정부는 치매노인 실종에 대비해 파출소에서만 하던 사전 지문등록을 올해부터 치매안심센터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남양주 치매안심센터에 대한 지역주민 호응은 상당하다. 매일 평균 100명의 치매환자와 가족이 방문한다. 한 달도 안 돼 대기자가 생겼을 정도다.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원년인 올해 계획한 모든 치매안심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Ansys)’ 운영에도 나선다.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은 전국 치매환자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치매안심센터가 등록한 치매 고위험군·진단 환자 개인 정보와 치매관리 서비스 이용 내역, 현재 상태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등록돼 있으면 이사를 해도 맞춤 치매관리를 이어서 받을 수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치매 환자를 전국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연속적인 관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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