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성숙號 1년] (상) 네이버 신뢰도 추락... 기사배열·댓글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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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8-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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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한성숙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네이버를 기술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기술플랫폼 전략과 창작자·소상공인과의 상생이 핵심 경영 키워드다. 한 대표는 공격적인 서비스 강화와 기술 고도화로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지만, 임기 중 네이버 뉴스의 기사배열과 댓글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기술로 변화를 이끌고 기술과 사용자를 연결해 사용자 앞에 당당한 기업이 되겠다던 한 대표의 취임 일성은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되짚어보고, 내년이면 서비스 출시 20년을 맞는 네이버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상> 네이버 신뢰도 추락... 기사배열·댓글이 발목 
<중> 기술플랫폼 탐색전 끝... 올해 본격 발돋음  
<하> 글로벌 시장 공략... 일본·태국부터 차근차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단발머리에 검은 색 정장이 트레이드 마크인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지난 1년은 그야말로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었다. 하루 3000만 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플랫폼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네이버 2700여명의 직원들도 한 대표의 웃는 얼굴보다 굳은 표정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수많은 정보가 유통되는 플랫폼으로서 가져야할 책임감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지난 1년을 회상했다. 네이버의 기사배열과 댓글 관리를 둘러싼 이용자들의 비난은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중고(二重苦)를 겪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이를 두고 ‘안팎의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에서 “네이버의 3000만 명이라는 이용자 숫자가 굉장히 큰 숫자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용자들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정보, 필요한 정보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같은 사안을 놓고도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달라 모두를 동일하게 만족시키기 어려운 단계에 다달았다”며 복잡한 심경과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12일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해 향후 3~4개월 동안 정기 회의와 공개 토론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네이버) 


◆ 한성숙 대표 "기술에서 해법 찾겠다"

한 대표는 논란이 된 기사배열과 댓글 문제와 관련 “기술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 모든 부분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기술로 대체 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기사 배열에서 사람의 손을 완전히 배제해 논란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결국 알고리즘도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알고리즘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뉴스공론화 포럼을 발족했고, 공론화 포럼을 통해서 전문가들과 사용자, 학회, 정치 등 관련자와 네이버의 뉴스라는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같이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관련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초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10명의 위원으로 구성한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시켰다.

한 대표는 “공론화 포럼을 통해 나오는 의견들을 듣고, 우리가 만드는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일부분 전문가와 함께 검증하는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대표는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 이슈의 토론장과 같은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용자의 이용행태 패턴이 있다면 서비스 측면에서 다시 재검토해야할 부분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며 "댓글 게재 수를 제한한다든지, 댓글 제한 수가 적절한 것인지도 모두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규칙을 바꾸는 것이 외부에서 볼 때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댓글과 관련된 정책들도 외부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용자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본사 (사진=한준호 기자) 


◆ 네이버, 신뢰 회복 묘수 있나

기사배열과 댓글 문제로 추락한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회복 문제는 한 대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한 대표는 "당장 올해부터 신뢰도가 좋아질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길게 보고 가야한다는 생각"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 대표는 지난 번 지진 때 동시접속자가 늘어 평상시 보다 인터넷 연결이 어려웠던 사건을 떠올리며 "네이버의 기본적인 신뢰도는 네이버에 접속하면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시스템적인 안정성과 기본적인 서비스 사업자로서 지녀야 할 부분에 먼저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내부에서 했다"며 "그것이 네이버가 기술플랫폼으로 가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용자에게 분명하게 알릴 부분은 알리고 공개가 가능하면 공개하고, 네이버 담당자들이 개입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구조를 짜고 있다"며 "알고리즘 기반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고민하고 있고, 알고리즘은 믿을 만 하냐는 문의에 대해선 전문가들과 검증해 나가는 단계를 잡아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대외적으로 밝혀야 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1년에 한 번 내던 투명성 리포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넣고 공개하는 방식을 통해 신뢰받는 네이버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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