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LG유플러스 통신시장 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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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8-01-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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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시장 꼴찌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판 흔들기’가 고착화된 이통시장에 요금경쟁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불고 있다.

1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위약금 유예제도, 요금제 개편 등으로 통신비 인하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선택약정 요금할인 고객이 약정기간 만료 전 재약정 시 부과 받는 할인반환금(위약금)을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유예한다고 14일 밝혔다. 휴대폰 분실, 파손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한 선택약정 고객들은 기기변경 시 할인반환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최근 LG유플러스는 기존 20% 요금할인을 받고 있는 고객이 약정을 해지하고 재약정할 때 남은 약정기간에 관계없이 위약금을 유예해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상향조정하며 통신비 할인 혜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이통3사가 잔여 약정기간이 6개월 이내로 남은 고객들이 재약정할 때 발생하는 위약금을 유예하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6개월’이라는 제한을 없애 약정할인을 받고 있는 고객 전원이 25%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더불어 재약정을 통해 고객들이 더 오래 LG유플러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변화에 경쟁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재약정시 남은 약정기간과 무관하게 위약금을 유예할 수 있도록 전산개발 규모와 적용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전했지만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자사의 온라인 직영몰인 ‘유플러스샵(U+shop)'에서 휴대폰을 구매했을 때 통신요금을 7% 추가할인해주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약정 없이 휴대폰을 구매한 고객에게 데이터 두 배를 주는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을 출시했으며, 8만원대 요금제로 11만원대 요금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스페셜C 요금제 개편‘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이같은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3위 사업자라는 위치 때문이다.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통신비 인하 마케팅을 하더라도 손실이 적고, 마케팅으로 얻을 수 있는 효용도 경쟁사에 비해 크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위 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LG유플러스로 인해 요금인하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강제가 아닌 시장 원칙에 입각한 요금인하라는 점에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도 후발주자의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을 촉발한 사례가 있다. 미국 통신시장 4위 업체였던 T모바일은 소비자들에게 기존 통신업체에서 제공하지 않는 혜택을 주는 ‘언캐리어’ 캠페인으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의무약정 기간 폐지, 인접국가 방문시 로밍요금 미적용, 번호 이동시 타사에서 청구되는 약정 위약금 대납 등이 주된 내용이다. 미국 통신시장에서는 T모바일 언캐리어 캠페인으로 인한 요금경쟁이 일어났고, T모바일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0% 성장해 미국 통신시장 3위 자리에 올랐다.

한편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같은 행보가 정부가 추진 중인 통신비 인하 정책인 보편요금제 의무도입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보편요금제는 2만원대 요금제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통화 200분, 문자를 기본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요금제로, 도입시 통신요금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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