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깔리는 중국 인프라…‘21세기 해양실크로드’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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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8-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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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대일로 정책으로 투자·진출 활발…中-아세안, 2+7 협력 프레임워크 전략

  • 쿤밍~베트남·방콕간 도로·철도 조성

  • 에너지분야 설비·관리·기술 수출 확대

  • 텐센트 등 IT 기업 온라인결제시장 공략

역사상으로 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서방국가의 식민지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문화적 부분에선 태생적으로 우호의 관계를 맺고 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천명한 이후 아세안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 및 진출은 본격화됐다. 일대일로의 ‘21세기 해양 실크로드’에서 동남아 지역이 전략적 거점지역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의 ‘2+7 협력 프레임워크’ 전략을 추진으로 아세안에 깔리는 중국의 인프라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 ‘2+7 협력 프레임워크’ 중 ‘2’는 △정치적 공감대 형성 및 전략적 상호신뢰 관계 심화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춘 상호이익 증대를 뜻한다. ‘7’은 정치·경제무역·상호교류·금융·해상·안전·인문 등 7개 중점 분야에서의 협력을 의미힌다.
 

중국 고속철 CRH. [사진=바이두]


우선 교통 분야에서는 쿤밍(昆明)-하이퐁(베트남 북부) 고속도로, 쿤밍-방콕(태국 수도) 고속도로가 건설된다. 또 쿤밍-비엔티안(라오스 수도)-방콕-싱가포르까지 연결되는 종단철도 건설과 다낭·호찌민(베트남) 항구와 다웨이·몰라먀잉(미얀마) 항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쿤밍-미얀마 원유 파이프라인 조성도 이뤄진다. 

중국 최대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 비야디(BYD)도 동남아 지역 교통 인프라 투자에 합류했다.

비야디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싱가포르에 전기자동차 모델 ‘e6’ 100대를 공급하며 싱가포르 택시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부터 판매된 ‘e6’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300km 주행이 가능하고, 시속 140km까지 달릴 수는 있는 비야디의 순수전기차다. 이와 더불어 싱가포르에 스마트 교통 서비스 제공하고자 현지 협력사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기술, 스마트 교통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의 에너지 분야의 중국 인프라 영향력은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동남아 국가의 에너지 설비·건설·설계·관리·기술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올 만큼 이미 많은 중국 국유·민간기업이 동남아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 남방전망(南方電網)은 대륙과 인접한 베트남·라오스·태국·미얀마와 홍콩·마카오 지역에 송전선로를 연결해 이들 국가와 지역에 일부 전력을 수출하고 있다.

남방전망은 라오스에 312km 길이의 230kv 송전선로를 EPC 방식으로 설립했다.  EPC 방식은 설계에서 제작, 인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맡는 것으로 흔히 일괄수주방식이라도 부른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1000만kw 규모의 발전소 건설 협력 프로젝트를 체결해 현재 인도네이사 전력 인프라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000만kw 발전소 2차 건설이 진행 중이다.

중국수력그룹(中國水電集團)은 말레시아 최대 수력 발전 프로젝트인 ‘바쿤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했다. 베트남의 해안이나 높은 언덕에 있는 많은 발전소들도 대부분 중국 업체에 의해 세워진 것이다.
 

말레이시아 바쿤 수력발전소. [사진=바이두]


중국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스마트 도시 건설에도 적극적이다. 

둥쉬광뎬(東旭光電)은 최근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일본·몽골의 기업들과 ‘스마트 도시 공동건설 전략적 협력 협의’를 체결했다.

둥쉬광뎬은 태국의 국도관리국, 말레이시아의 PETA국제유한공사, 인도네시아의 고속운영회사, 일본의 산업경제전기협의회, 몽골의 국도연합회 등과 분야별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그래핀 스마트 전자난방 △그래핀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 조명 △신에너지 자동차 응용 △스마트 도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산업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의 온라인 시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글로벌 IT 업계는 동남아 인구 6억30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자 동남아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IT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동남아 온라인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Lazada)’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라자다 지분 53%를 10억 달러(약 1조627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 6월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83%까지 끌어올렸다.

텐센트는 싱가포르 게임업체 ‘가레나(Garena)’에 투자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레나는 지난해 기업명을 ‘씨(Sea)’ 변경하고, 지난 10월 미국 뉴욕증시에 주당 15달러 공모가로 상장에 성공했다. 월평균 401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씨’는 온라인 지불·결제서비스와 전자상거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씨’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주요 주주인 텐센트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텐센트는 ‘씨’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인도네시아 시장도 거침없이 공략 중이다. 인도네시아 차량공유서비스업체 ‘고젝(Go-Jek)’에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Wechat·微信)’과 ‘위챗페이’ 기능을 추가해 모든 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계획이다.

고젝은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결제대행업체인 미드트랜스(Midtrans)를 인수해 모바일 결제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위안수친(袁淑琴) 크레디트스위스(CS) 중화권 부주석은 “중국기업들이 ‘일대일로’ 라는 구호를 내걸고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약진이 두드려졌다. 동남아에서 중국·미국·유럽업체 간의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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