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전 굴기②] 선진국은 '脫원전'…중국은 '일대일로' 핵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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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윤이현 기자
입력 2017-11-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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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발전 따른 전력수요 급증·심각한 대기오염 줄이려 원전 확대

  • 원전 강국들 주춤한 새 기술 경쟁력 확보…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

중국 내 원자력 발전소 분포도. 바닷물로 열을 식히는 원전의 구조적 특성상 주로 연해 지역에 건설돼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1. 은퇴 후 원자력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그가 원자력 기술 개발 파트너로 선택한 국가는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그는 지난 3일 베이징(北京)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직접 만나 미국과 중국 간 차세대 원전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2. 중국 국영 원자력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은 지난 9월 캄보디아 정부와 원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하는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주요 분야로 원전을 포함시킨 중국은 관련국에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이 원전 기술 확보, 해외 원전 수주 등을 통해 본격적인 '원전 굴기'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원자력 발전을 통해 빠르게 늘고 있는 전력 수요와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한편 독자 개발한 원전 기술을 내세워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원자력 발전 비중을 늘려온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경제발전에 따라 증가하는 전력수요와 심각한 스모그 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국 내 악명 높은 스모그의 주요 발생원인이 석탄연료 사용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다.

중국은 원전 산업을 국가의 주요 국책사업으로 지정하고 중국광핵그룹(CGN) 등 국영 원전 업체에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자국 내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해외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세계적인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원전의 역사는 2000년대 초반 프랑스, 러시아 등에서 기술을 도입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0년만 해도 외국 기술력에 의존해 운용하는 수준이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자국의 국영 원전 업체들은 1000명이 넘는 과학인력 확보와 함께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원전 핵심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중국은 2012년 개량형 경수로 ACP1000 원전, 2015년 3세대 원자로 '화룽(華龍) 1호'의 개발에 차례로 성공함으로써 원전 굴기의 기반을 다졌다.

자국 내에서 성공적인 원전 가동을 거둔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등 경제 성장을 위해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한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 성공적인 수주를 거두고 있다.

2013년 파키스탄 차스마 원전 1·2호기의 건설을 시작으로 지난 9월에는 5번째 원전을 준공해 파키스탄 원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케냐, 이집트에 자국의 3세대 원전 '화룽 1호'를 수출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루마니아와 아르헨티나에서도 수주에 성공했고, 중동·아프리카 지역도 집중 공략 중이다. 그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 20여개 국가와 원전기술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중국이 맹활약하는 배경에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원전을 110기까지 늘려 세계 1위 원전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이 숨겨져 있다. 한편으로는 원전 산업이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분야로 포함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원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전 1기는 약 15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성공적인 원전 수출은 1000억 위안(약 16조원)의 수익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원전 수출의 경제적 이익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의 ‘원전굴기’와 반대로 한때 승승장구 했던 원전 선진국들은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956년 세계 최초로 상업 원전을 가동한 영국은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이유로 장기간 원전 건설을 하지 않아 기술흐름이 끊긴 상황이다. 이에 최근에는 자국 신규 원전의 건설을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외국 업체에 맡기고 있다.

미국은 아직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가동하고 있지만 1979년 펜실베니아주에서 발생한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했다가 2008년부터 재개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중인 원전은 총 99기다.

세계 2위 원전 운영 국가인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75%이던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26년까지 50%로 낮추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탈(脫)원전 기류에 따라 가스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을 늘리겠다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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