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대결 상징이 문화창작공간으로 변신… 도봉구, 대전차방호시설 평화진지 31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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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10-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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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 조감도.[이미지=도봉구 제공]


6·25전쟁 이후 남침을 대비해 설치된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 문화창작공간으로 탈바꿈된다.

20일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에 따르면, 7호선 도봉산역 옆 '대전차방호시설'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약 250m 길이로 6·25 때 북한군이 남침했던 길목에 만들어져 유사 시 건물 폭파로 통행을 차단하는 게 목표였다.

이후 시민아파트로 역할했지만 35년이 흐른 2004년 건물 노후로 대부분 철거됐고, 군사적 기능을 맡았던 벙커 및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은 흉물처럼 남았었다.

도봉구는 2013년 이곳을 리모델링해 주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 본격적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 12월 관할 부대인 제60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업무협약'을 맺는 등 평화문화진지 설립 의지를 다졌다.

'2016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돼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대전차방호시설은 이달 31일 새로 태어난다.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도봉문화재단은 지원금 4억6000여 만원을 확보하고 2019년 6월까지 운영한다.

연면적 1902m², 지상 1층 5개동 규모로 문화창작공간, 평화광장,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평화광장에는 통일 독일의 상징인 베를린장벽 3점이 전시된다. 이는 이동진 구청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외교부와 통일부 협조를 얻어 독일 EMP컨설팅 유한회사로부터 무상 기증받았다.

기존 벙커는 군사시설로 존치하되 나머지의 경우 예술가와 주민을 위한 공방, 전시공간,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지난달 입주작가 공모를 거쳤고 선정자에게 작업공간 및 창작활동을 돕는 다채로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전쟁 이후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실을 무기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궜다"며 "2017년에는 문화예술이 아픈 역사를 다독이고 갈등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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