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車부품 국산화 외길 걸은 엄준형 영화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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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입력 2017-10-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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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형 영화테크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자동차 핵심 전장부품을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로 창업을 결심했었죠."

엄준형 영화테크 대표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사인 미국 델파이의 한국 내 조인트벤처 패커드코리아에서 18년간 연구개발과 생산파트에서 근무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자동차 핵심 전장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자동차 부품은 승객이나 보행자의 생명과 직결돼 완성차 업체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연구 분야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엄준형 대표는 자동차부품의 기술자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2000년 8월 영화테크를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간 쌓아온 연구개발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신기술이었던 인쇄회로기판(PCB) 타입의 정션박스(Junction Box)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정션박스란 배터리에서 나오는 자동차 전원과 신호를 분배해 핵심부품과 전자장치에 이를 전달하는 자동차의 핵심 전기장치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의 심장과 같이 자동차 내에 있는 각종 부품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정션박스는 엔진룸, 실내, 트렁크에 각각 장착된다.

영화테크의 주력 제품은 정션박스다. 2007년 국내 기업 최초로 스마트 정션박스 양산에 성공했다. 판로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올해 8월 말 기준 영화테크의 지적재산권 보유 건수는 전기차·전지모듈 부문에서 23건, 정션박스 부문에서 40건에 달한다. 지난해 거둔 매출 614억원 가운데 90%를 정션박스에서 올렸다. 영화테크는 승용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 버스 등 다양한 제품에 정션박스를 공급하고 있다.

영화테크는 GM 협력업체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 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09년 'GM 글로벌 프로그램'에서 1차 부품업체로 등록돼 정션박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매출 비중을 보면 글로벌 GM이 42%, 현대자동차 그룹이 31%를 차지하고 있다.

엄준형 대표는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국내에서는 흔치 않지만 북미 GM 1차 업체로 등록돼 세계적인 업체와 경쟁하면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GM을 상대로 한 정션박스 공급사는 영화테크를 포함해 델파이(미국), 야자키(일본), 리어(미국), 쯔웨이(중국) 등 5개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글로벌 GM에 정션박스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은 영화테크 외엔 없다. GM의 정션박스는 엄격한 구매정책에 따라 제공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GM에서 새로운 자동차가 출시되면 이들 5개 업체 중심으로 공급사가 결정된다. GM은 영화테크의 정션박스 공급 비율을 현재 5%에서 앞으로 1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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