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금 없는 사회’ 고속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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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중근 기자, 인민화보 천징(陳靜) 기자 공동취재
입력 2017-10-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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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없이 휴대폰 들고 외출해도 괜찮아”, 조사대상자 84%

  • ‘모바일 결제’, 편리한 신개념 결제수단 등장

  • 마윈 회장, “5년 안에 무현금사회에 진입할 것”

중국 사회에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현금이 없어도 생활이 불편하지 않은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오히려 현금이 불편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중국은 지금 ‘현금 없는 사회’로 고속 진입하고 있다.
 

[그래픽=인민화보 제공]



현금이 불필요해지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모바일 결제’ 때문이다. 쇼핑을 하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영화를 보든, 모든 것이 모바일로 결제가 가능하다. 길거리에서 호떡을 사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굳이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중국 주간지 난팡저우모(南方周末)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금 없이 휴대폰 들고 외출해도 괜찮다”는 소비자가 조사대상자의 84%에 달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표한 중국 1분기 결제시스템 운영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 결제 건수는 93억400만 건에 달했다. 금액은 60조6500억 위안(약 189조7340억 원)이었다. 모바일 결제 건수와 금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71%와 16.35% 증가했다. 결제 건수로는 거의 수직상승에 가까울 정도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모바일 결제 건수는 총 257억1000만 건이었다. 처음으로 인터넷 결제 건수를 넘어섰다. 수치는 중국은 현재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시 펑타이(豐臺)구 마자푸(馬家堡) 지하철역 인근 채소 가게에는 2개의 QR(Quick Response, ‘빠른 응답’이라는 의미) 코드판이 걸려 있다. 초록색은 위챗페이(微信支付), 파란색은 알리페이(支付寶)용 코드다.

“손님의 80% 이상은 다 모바일 페이를 이용합니다. 과거에는 매주 한 차례씩 은행에 가서 잔돈을 바꿔왔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도 갈까 말까 해요. 또 100위안짜리 가짜 돈을 받은 날은 속상해서 밥도 제대로 안 넘어갔는데, 핸드폰으로 결제를 하는 지금은 그런 일이 없어요.”

10년째 이 채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안후이(安徽)성 출신 상인 후위핑(胡玉平)씨의 말이다. 후 씨 이야기의 핵심은 ‘편리성’이다. 그만큼 편해졌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양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訊)와 알리바바(阿里巴巴)가 각각 소유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소상공인들은 이 둘의 편리함과 안전성에, 대형 업체는 결제의 효율성에 각각 높은 점수를 준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모바일 결제 확산과, 이를 통한 현금 없는 시대를 앞당기는 ‘시장의 활력소’들이다.
 

중국은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KFC 차이나의 모바일 결제 비율은 2016년도에 이미 20%를 넘어섰다. KFC는 모바일 결제 덕택에 고객 한 사람당 8초의 결제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1인당 8초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매장에서는 엄청난 시간이다.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데는 모바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은 4G 네트워크가 모든 도시와 주요 지방에 깔려 있다. 이용자가 7억7000만 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단말기와 통신설비 등 각종 전자제품 생산량 역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세계적인 기업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화웨이나 ZTE 는 글로벌 통신설비 시장에서 3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는 설치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결제 혁명’을 불러왔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결제에 쓰이는 포스(POS)기는 최소한 수백 위안의 비용이 들지만, QR코드 결제스캔의 경우 소상공인들은 영수증 한 장만 출력하면 된다.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진입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식당과 가게 등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업자들이 모바일 결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수수료 비용이 큰 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식·오락업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25%, 백화점은 0.78%인데 비해 알리페이의 사용 수수료율은 0.55%, 위챗페이는 0.6%에 불과했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위챗페이는 올해 말까지 패스트푸드 업종을 제외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율 0%’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2019년까지 사업자 수수료율 감면과 함께 거래수수료와 인출비용 면제에 연간 30억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항저우(杭州) 샤오산(蕭山)국제공항은 세계 최초의 ‘현금 없는 공항’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스마트 주차 프로젝트’다.

차량이 공항에 진입하면 기계가 자동차 번호를 식별한 후 차량을 자동으로 주차대에 올려놓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따로 주차를 할 필요가 없다. 공항을 벗어날 때는 휴대전화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주차료가 지불돼 과거처럼 길게 줄 지어 늘어선 풍경은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업태들이 탄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금융이다. 모바일 결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데이터를 통한 자동 여신서비스라는 혁신금융이 현실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 사업자처럼 공급사슬에 기반한 신용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또 하나 예측할 수 있는 응용 분야는 신용이다. 모바일 결제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신용 데이터를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산하의 여행·교통수단 플랫폼인 페이주왕(飛豬網)은 최근 호텔을 대상으로 한 ‘신용숙박(信用住)’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3신용조회기관인 즈마신용(芝麻信用)의 포인트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만 하면 보증금과 호텔검색 수수료가 무료이고 대기를 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호텔 내 레스토랑과 오락시설 이용금액도 먼저 체크아웃을 한 뒤 알리페이를 통해 자동 결제가 가능하다.

현금 없는 마을도 생겼다. 알리바바는 항저우 본사에서 다소 떨어진 안지현에 현금을 쓰지 않는 ‘알리페이 마을’을 건설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중국은 5년 안에 무현금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 없이 휴대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생활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세상이 됐다. 현금 없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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