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에 특단조치…잔업 중단·특근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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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9-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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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실충당금 등 부담 최소화 조치

  • 업계 물량 감소 매출 하락 불보듯

기아자동차 광주 2공장에서 직원이 SUV 스포티지를 조립하고 있다.[사진=기아차]


기아자동차가 오는 25일부터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한다.

근로자 건강, 장시간 근로 해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인한 생산량 조정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지난달 31일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 선고가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이달 25일부로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아차는 1심 선고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손실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당이 지급되는 잔업과 특근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잔업과 특근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인기차종의 경우 인도 기간이 늘어나 차량을 주문한 소비자들도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단되는 잔업시간은 1조 10분, 2조 20분 등 모두 30분이다. 근무시간은 광주공장 기준으로 기존 1조 오전 7시~오후 3시50분, 2조 오후 3시50분~0시50분에서 1조 오전 7시~오후 3시40분, 2조 오후 3시50분~0시30분으로 바뀐다.

기아차는 2013년부터 '10+10시간 주야 2교대'에서 심야근로를 줄여 '8+9시간 주간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한 이후, 올해부터 30분 잔업을 포함한 '8+8시간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향후 불가피하게 특근·잔업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교대제 개편 등 대안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매 부진도 이번 조치의 주요한 배경이 됐다.

기아차는 올해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 배치 여파로 7월까지 중국 누적판매가 17만2674대로, 전년 대비 52% 급감했다. 미국시장에서도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감소, 수익성 하락 등으로 고전 중이다.

업계는 기아차의 이번 조치가 기아차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 전반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는 생산량 감소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고, 근로자는 잔업과 특근 미실시로 인해 실질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협력사 역시 완성차업체의 물량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 등 직격탄을 맞게 된다.

따라서 통상임금 문제로 촉발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노사가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를 통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을 통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은 노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면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은 통상임금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지속가능 기업의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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