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분야 적폐청산] (단독)산불협회, 횡령·공문서 조작 의혹…결산서 숫자 달라

김선국 기자입력 : 2017-07-21 03:00
본지ㆍ정운천 바른정당 의원, 산불위험지 조사ㆍ현황'자료 분석 사업시행지침 이윤보다 4배 남겨…국가연구용역 돈벌이 수단 전락

지난 5월 상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현장 모습. [산림청]

산피아(산림분야 공무원+마피아) 집단으로 전락한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산불협회)가 나랏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횡령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한 정황도 드러나 사정 당국의 조사를 면치 못하게 됐다. <본지 6월 15일자 기사 참조>

20일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과 본지가 산림청과 산불협회에서 받은 '산불위험지 조사 결산 및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불협회는 2015~2016년 산림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14건의 산불위험지 조사 용역을 수주 받아 총 사업비 6억2800만원을 받았다.

​산불위험지 조사는 산불의 발생과 확산, 피해 요인을 찾아 가장 적절한 관리방안을 수립하는 국가 연구용역조사 사업이다. 조사인력과 사업비 관리, 집행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산불위험지 조사 사업 지침에 명시된 원가계산서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8조 2항에 의하면 연구용역사업은 10% 이상 이윤을 남길 수 없다.

그러나 산불협회는 사업시행 지침에 명시한 이윤보다 4배 이상을 남기며 국가 연구용역사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 해 동안 2억8000여만원의 사업비 중 절반에 가까운 1억1711만8000원(42%)의 이윤을 남겼다. 이렇게 남긴 이윤은 산불협회 자체 이사회를 통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전환했다.

산불협회는 산불위험지 조사 업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불위험지 조사는 전문성과 적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조사과정 전반에 걸쳐 전문인력이 모든 조사과정의 70% 이상을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전과 보령 지역을 제외한 11개 지역의 경우 전문인력 명단은 있지만, 작업내역은 확인할 수 없었다. 전문인력을 보조하는 보통인력이 대부분의 현장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대신했다.

특히 산불협회는 일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인건비를 지불했다. 2016년 기준 산불협회의 산불위험지 조사 인력현황을 보면 총 7명의 전문인력(전원 퇴직공무원)이 있지만, 이들의 작업 내역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조사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인력에게 1개 사업당 최고 2000여만원의 인건비가 지급됐다.

지난 5월 상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현장 모습. [산림청]


산불협회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 2년간 2억여원의 인건비를 발주처에 청구해 지급받았다. 이후 자체 연구심의위원회 의결에 의해 '내부인건비를 환수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협회계좌로 입금했다. 또 위로금 성격의 특별성과수당을 만들어 협회 간부들끼리 1400여만원을 나눠 가졌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인력으로 분류된 협회 간부의 인건비는 산불방지 교육사업에서 100% 급여가 산정, 별도의 인건비를 청구할 수 없다"며 "지급받은 인건비를 다시 협회로 송금했다면, 조직적으로 인건비를 편취할 목적이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문서를 조작한 흔적도 발견됐다. 산불협회가 의원실에 제출한 1차 자료에서는 14개 지역 총 사업비 6억3124만1000원 중 인건비지급총액이 20%(1억2698만9103원)로 표기됐다.

성실한 자료제공 등을 이유로 2차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홍천, 울산, 화순, 춘천, 문경, 영월지역을 제외한 8개 지역 현황에 내부인건비를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두배 가까운 39.1%로 바뀌었다.

여기에 산불협회는 요구하지도 않은 3차 자료를 만들어 사업비 총액 6억2778만9000원 중 인건비로 총 3억2429만6000원을 사용했다는 예산집행 현황을 본지에 보내왔다.

이는 당초 제출한 인건비 총액에 비해 1억9730만6897원 많은 금액으로 전문인력에게 이중 지급한 금액과 일치했다.

정 의원은 "동일한 원가계산서에 의해 시행되는 정부 용역사업에서 전문인력 인건비가 0원에서 2000여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라며 "전문인력이 직접 작업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면서 인건비를 지급한 것은 사업비를 횡령 또는 유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산림청 산림보호법에 의해 설립된 산불협회는 비영리 특수법인"이라며 "일반 기업도 남기기 어려운 수익을 공익 특수법인이 국민 혈세로 장사하며, 그것도 법까지 어겨가며 40% 가까운 수익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곽주린 산불협회장은 "1차와 2차 자료가 다른 것은 결산과 정산 등 사용하는 용어차이"라며 "인건비는 용역계약을 체결한 건 중 정산한 부분만 제출하라는 얘긴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가 제시한 지침을 보지 못했다"며 "나는 비상근으로 협회에 봉사하고, 밑에 사람들이 하는 일을 못 챙긴 건 사실이다. 규정상 사무처장과 교육부장, 관리부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