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 인수 14일 첫 고비···미 법원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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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07-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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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부문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공 여부가 14일 첫 고비를 맡는다.

12일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상급법원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제기한 도시바 메모리 매각절차 자체 중단 요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재판을 연다.

이번 재판은 WD이 도시바가 주도하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반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제기한 두 건의 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다. WD은 지난 5월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이어 6월 14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상급법원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는 도시바에 분리한 분위기다. 재판을 맡은 판사는 11일(현지시간) WD이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비밀정보 접근 차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사람이다. 법원은 11일까지 WD이 제출한 서류 등을 바탕으로 회사가 주장하는 ‘(정보 차단에 의해) 심각한 돌이킬 수없는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호소를 인정했다. 기간은 도시바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열릴 28일까지다. 법원은 또한 심리에 앞서 도시바가 정보 접근을 차단한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등 WD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빠르면 이날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매각 중단 판결에 무게감을 실었다. 도시바는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문제가 미·일 정부간 갈등으로 확산될 경우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쪽으로 번질 수 있다.

◆인수전 변수로 떠오른 ‘SK하이닉스’
WD의 SK하이닉스 물고 늘어지기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도시바와 합작 파트너로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시 인수 우선협상권을 주장하던 WD은 도시바가 강하게 반발하자 ‘한·미·일 연합’에 속한 SK하이닉스가 핵심기술을 빼가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볼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내 여론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협상 과정에서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보도도 WD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은 ‘한·미·일 연합’ 가운데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의결권 3분의 2를 확보하고, SK하이닉스와 파트너로 참여한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털이 나머지를 가져가길 희망해 왔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몫으로 알려진 의결권 3분의 1 가운데 일부 혹은 전부를 확보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로서는 협상 자체가 무산되지 않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되 여론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의결권 확보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는 “협상중이니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 열심히 진행중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주장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인수 참여자 중에 반도체 업체를 경영해본 경험이 없고,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도 추진해야 한다. 도시바도 모그룹의 중장기 투자여력이 부족해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감정을 빼면 (SK에게) 넘기고 싶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고, 모 그룹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일본 내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WD, 훙하이와도 협상 재개···다급한 도시바
그룹 생존을 위해 도시바 메모리를 빨리 매각해야 하는 도시바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12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11일 주요 거래은행들과의 설명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WD및 대만 훙하이 정밀공업과 교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한 포석이지만, 업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협상을 마무리 하려는 도시바의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 결렬을 쉽게 발표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든 모습을 비칠 수 있어 모그룹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인수·합병(M&A) 협상인 만큼 세부 조항에 대한 이해관계자들간 입장 차이가 클 것이다. 하지만 공통점을 찾으면 당장 오늘이라도 타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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