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외무, 한반도 비핵화 합의...시리아 해법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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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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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국 관계 개선 위한 실무자 그룹 구성 합의

  • 대북 대응 합의 도출..."평화적 방법 통해 한반도 비핵화 추진"

  • 틸러슨 "아사드 정권 퇴진해야" 라브로프 "객관적 조사해야" 입장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러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EPA]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양국 관계의 신뢰 회복과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리아 사태에 대한 해법 등 일부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러 관계 개선 노력...한반도 비핵화 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부터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5시간 가까이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양국 장관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북한 문제 등 다양한 국제 현안과 양자 관계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양국 관계와 신뢰 수준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내실 있고 솔직한 회담이었다"며 "양국 관계에 쌓인 갈등을 점검·해결하기 위해 양국 특별대표들을 지명,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 외무장관은 정치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미 항공모함인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이동 배치한 것은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밖에 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민스크 협정의 이행 합의, 국제적 테러와의 전쟁 등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 해제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시리아 해법 입장차 여전...러시아, 시리아 조사 안보리 결의 기권 

양국 외무장관은 시리아 사태에 대한 해법을 두고는 여전히 입장차를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 무기 공격을 계획, 실행했다고 확신한다"며 "아사드 정권의 퇴진은 구조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년간 전쟁을 이어온 아사드 정권은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며 "시리아의 우방국인 러시아가 이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화학 무기 공격 의혹과 관련,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고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요구하고 싶다"며 아사드 책임론을 부정했다. 이어 "아사드 퇴진 등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인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독재자와 권위주의 체제에 개입하려는 서방국가의 실험이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날을 세웠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12일 진행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안 표결에도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을 규탄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이 취소됐다. 시리아를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에 대한 조사나 제재 관련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벌써 8번째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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