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권도 송금 업무 개시…전쟁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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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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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시중은행과 핀테크업체 간의 '송금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7월부터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비금융권을 통해서도 연간 2만 달러까지 해외송금이 가능해져 핀테크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텃밭'이었던 외화송금 시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시중은행들은 편의성을 높인 송금 서비스로 맞대응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매년 8만~9만명씩 증가해 외국인 근로자 송금 비중도 2000년대 초반 10%대에서 최근 30%까지 상승했다.

일반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수수료는 송금액의 4~5%에 달하는 만큼 은행들의 '짭짤한 수입원'으로 통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금융회사가 아니어도 일정 요건을 갖춰 기획재정부에 등록하면 소액해외송금업이 가능하도록 한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7월 시행예고하면서 핀테크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현행법상으로 은행과 제휴를 맺은 핀테크 업체만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나, 7월 이후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핀테크업체들은 개정안 발표와 함께 사업 개시를 위해 베타 서비스를 가동하거나 해외지역 라이선스 확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다양한 송금 모델 구축, 수수료 인하, 이용자 편의성 확대 등 강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최근 모바일 소액 외화송금 사업자로 스타트업 기업 센트비, 핀샷, 페이게이트를 최종 선정하는 등 비금융권 해외송금에 적극적이다. 시에서는 핀테크 외화송금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은행 외화 송금 서비스 대비 40% 가까운 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중은행들도 해외송금 시장 사수를 위해 간편성과 신속성을 강화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4시간 365일 전 세계 약 200개국으로 송금할 수 있는 '위비뱅크 모바일 머니그램 송금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송금 후 10분 이내에 전 세계 35만여개에 달하는 머니그램 영업소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송금 전용계좌에 원화를 입금하면 매월 자동으로 해외에 송금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송금 수수료가 비이자이익 부문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해외송금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고, 당국에서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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