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IT스캐너] 향수 자극하는 피처폰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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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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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2005년 생산이 중단된 피처폰 'NOKIA 3310'의 부활을 선언한 노키아가 조만간 미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재개할 모양이다. 

지난 22일 노키아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노키아의 휴대폰은 미국에서 판매될 예정입니까?"라는 고객의 질문에 대해 노키아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출시된다"고 답글을 달고, 관련 사이트의 링크를 걸어놨다.

이번 'MWC 2017'에선 갤럭시노트7의 발화문제로 궁지에 몰린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특히 모토롤라와 블랙베리, 노키아 등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나란히 신형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자사 브랜드의 부활을 꿈꾸며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이들의 전시장을 찾았다. 

핀란드의 대표기업 노키아로부터 'NOKIA'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취득한 신흥기업 'HMD 글로벌'은 스마트폰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피처폰 'NOKIA 3310'을 전시해 이곳을 찾은 관계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2000년에 판매가 시작된 'NOKIA 3310'은 1억2600만대가 생산됐다. 당시 사용이 간편하고 배터리 수명이 길어 고장이 잘 나지 않는 튼튼한 휴대폰의 대명사로 통했다.  

노키아 전시장은 이 피처폰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몇 대 안되는 'NOKIA 3310'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기 위해 긴 줄이 생길 정도였다. 오랜만에 피처폰을 손에 쥔 관람객들은 "귀엽다",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다" 등 노키아 피처폰과 함께 했던 옛 추억을 되새기는 듯 보였다.    
 

노키아가 'MWC 2017'에서 선보인 피처폰 'NOKIA 3310'. (사진제공=노키아) 



추억의 피처폰 'NOKIA 3310'이 한국에 상륙해 우리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쉽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가장 큰 이유는 'NOKIA 3310'이 2G폰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2G 가입자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4G LTE 가입자 비중이 80%가 넘는데다 SK텔레콤과 KT는 2019년에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2G 이용자가 아직 국내에 존재하긴 하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워낙 낮기 때문에 서비스가 성립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 굳이 외산폰을, 그것도 2G폰을 들여와 판매할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있다. 2G폰이라 속도가 느리고, 웹검색은 가능하지만 iOS, 안드로이드와 같은 기본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앱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카메라도 200만 화소에 불과하다.

해외 IT매체는 "NOKIA 3310은 디지털 디톡스 전용 단말기로 휴가 중에 사용하기 적합한 기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디지털 디톡스란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가 결합된 말로, 디지털 홍수에서 벗어나 심신을 치유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디지털 홍수에 빠진 현대인들이 각종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명상, 독서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자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피처폰 'NOKIA 3310'에 대한 애착과 향수가 강한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노키아의 피처폰 출시소식은 '노키아'라는 브랜드를 다시한번 세계에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데 유효했다는 평가도 있어, 미국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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