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JTBC '솔로몬의 위증'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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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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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사진==JTBC]


JTBC 금토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이 지난달 28일(토) 12부작의 막을 내렸다.

동시간대 tvN의 '도깨비'에 시청률은 철저히 밀렸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탄탄한 내용과 주연을 맡은 신인급 배우들의 어색하지 않은 연기가 돋보였다.

'솔로몬의 위증'은 크리스마스 밤, 한 남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고 경찰은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리지만, 주인공인 고서연(김현수 분)에게 누군가로부터 고발장이 날아온다. 고서연과 한지훈(장동윤 분)은 교내재판을 통해서 남학생의 자살 여부를 확인하는 드라마이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의 아역이었던 배우 김현수의 첫 드라마 주연 데뷔작이며, 배우로 유명해지기 전 시내에서 편의점 강도를 잡은 뉴스로 이름을 알리게 된 배우 장동윤의 주연 데뷔작이기도 하다.

또한 드라마 '정도전'에서 조선의 괴물이자 뛰어난 정치인이었던 정도전 역을 맡았던 배우 조재현의 복귀작이다.

조연으로 안내상, 김여진, 심이영, 서신애 등 네임드 배우들이 캐스팅돼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비록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지만 SNS상에서는 '도깨비' 못지않은 팬덤을 이뤘다.

드라마에서 재판이 진행될수록 더욱 많은 팬이 신인급 배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드라마는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소설 '솔로몬의 위증'과 차이점도 여럿 있다.

우선, 원작의 배경이 일반 공립 중학교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립재단 고등학교로 나온다.

두 번째, 원작에서 아사이 마쓰코(작 중 박초롱)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죽으나, 박초롱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세 번째, 원작의 어른들, 특히 학교 관련 인물들이 다들 입체적이었던 반면 드라마에선 학교 및 재단측 입장만 대변하는 전형적인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 번째, 판사인 이노우에 야스오(작 중 김민석)는 원작에서 전교 1등인 인물이지만, 김민석(우지훈 분)은 고서연에게 주인공 이미지를 몰아준 관계로 매번 고서연에게 밀리는 2등으로 나온다.

다섯 번째, 원작에서는 사건 발생 후 약 반년이 지난 3학년 여름방학 때 재판을 잡지만, 드라마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의 겨울·봄 방학 때 바로 재판이 열린다.

여섯 번째, 원작에서는 사건 당일 가시와키 다쿠야(작 중 이소우)가 간바라 가즈히코(작 중 한지훈)의 나쁜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지목하여 그곳에서 전화를 걸도록 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역으로 한지훈이 자신의 아픈 과거가 담긴 장소들을 골라가며 이소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도 이런 아픈 과거를 이겨냈으니 너도 이겨내라는 의미로 바꾸었던 것 같다.

OST는 가수가 부르지 않고 오케스트라를 편곡한 다양한 곡들이 나온다. 실제로 김연아의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선보인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유명해진 카미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가 오프닝 음악으로 등장한다.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드라마 작가가 직접 구상하는 드라마가 아닌 원작소설 기반으로 다양하게 각색한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2년 전 tvN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미생' 도 웹툰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이고 요즘 인지도를 높혀가고 있는 '마음의 소리' 역시 조석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한 웹 드라마이다.

이렇게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식도 점차 작가의 순수한 생각이 아닌 소설이나 웹툰을 참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가 남긴 것은 현재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솔로몬의 위증'은 단순히 한 학생의 자살 여부를 따지는 모의재판이 아니라 그 속에서 최우혁이 일으킨 학교폭력의 심각한 문제점, 그런 최우혁도 난폭한 아버지에게 맞고 자란 '피해자'이다. 즉 가정폭력이다.

또한 드라마는 현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학교 비리, 금수저(재벌, VIP) 대우, 어른들의 이기주의와 권위주의, 파벌 등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는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드라마 시작 전에는 원작가에게 호평받고, 드라마가 막을 내린 후에는 전문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JTBC를 응원하고 한 번쯤은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근택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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