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권한대행, '대선출마'設에 "지금은 그런 생각할 상황 아냐"…긍정도 부정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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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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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마 가능성 열어뒀나…신년 기자회견서 애매한 대답

아주경제 강정숙·김혜란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또 다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 대권도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기자회견에 대해 적절성을 거론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날 오전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첫 번째 질문은 황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여부였다. 지지율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현재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처럼 애매모호하게 대답을 하며 공식적 부인은 하지 않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황 권한대행은 "지지율에 관한 보도는 저와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취재진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황 권한대행은 "지금은 그런 여러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고 어려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 출마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황 권한 대행은 앞서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질문에 역시 같은 모호한 대답을 한 바 있다.

당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황 권한대행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이미 이야기를 다 했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당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에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의 이날 기자회견 자체가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경우 황 권한대행의 임기가 2∼3개월에 불과할 수 있고, 황 권한대행의 역할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하는 데 방점이 있는데 굳이 신년 기자회견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황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합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국민 대통합'은 대권 주자들의 단골 메시지기도 하다.
 

[사진=공동취재단]

황 권한대행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인 대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를 반목·질시하고 적대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사회 각계각층과의 폭넓은 대화를 통해 국민적인 화합과 단결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여야를 상대로 정당대표들과의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사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가급적 조속히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하는 게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의혹은 의혹이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의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며 "잘못이 인정되면 처벌하지만, 의혹 제기만 갖고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야당은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황 권한대행의 기자회견을 두고 "평가할 가치를 특별히 찾기 어려웠다"고 혹평하면서 "왜 했고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수상하다"고 지적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권한대행의 신년 기자회견은 말만 번드레했지 아무런 내용도 없었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 속 빈 강정 같은 기자회견이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국회 탄핵 가결로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상황에서 그 직무를 대행하는 국무총리가 신년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고 싶다"며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기분이라도 내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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