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新지도가 필요하다] ⑩下 "시진핑, 中 경제성장률 3% 유지하면 엘리트체제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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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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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남 교수 인터뷰…"빈부격차·환경·소수민족 문제에도 안정적 체제 유지 가능"

  • "지리·간부 등 중국 특수성으로 인식 현정부 문제 삼지 않아"

  • "트럼프와 마찰도 1년 내 조율…美와 세계 패권 나눠 성장"

조영남 서울대 교수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과두제의 딜레마가 있기는 하지만 집단지도체제가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또 트럼프 시대의 중미 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1년 사이 양국이 삐걱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두 나라가 국가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미중 관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영남 서울대 교수는 지금의 시진핑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덩샤오핑 시대를 연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궁진웅 기자=timeid@ajunews.com]

▲ 중국의 현 체제가 지속될 지가 관심이다. 중국의 부상이 한중 관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우선 중국의 현 체제가 지속가능 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란이 있다. 소수파는 지속불가능, 다수파는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현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첫째, 중국은 권력 집중체제이기 때문에 엘리트체제 안정성이 우선이다. 다시 말해 현재와 같은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면서 권력승계 문제 등 기타 여러 가지의 이견이 발생하는 문제를 지금처럼 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데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중국 지도부는 일정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의식적으로 경제성장률 7%를 내세운 것은 2002년 무렵부터다. 그리고 후진타오 후기부터 지금까지 매년 성장률을 0.3~0.4% 낮추고 있다. 이는 어찌 보면 의도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2010년대에 6%, 2020년대에 5%, 2030년대엔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식의 지속 성장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셋째는 온갖 사회문제를 들 수 있다. 빈부격차를 비롯해 환경문제, 수수민족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완전한 해결은 못해도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국제관계 즉, 미중관계의 문제다. 이 네 가지를 종합적으로 볼 때 중국의 현 정치체제는 지속가능하다고 본다."

▲ 방금 지적한 것 가운데 트럼프 시대의 미중관계를 전망해달라..

"트럼프가 등장해서 미중관계가 매끄럽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도 그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 시기가 6개월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동안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처럼 초 강대국들은 특정 지도자 한 명이 국가를 움직일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양국은 각자 국가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그렇게 볼 때 미중 사이에 국가이익이 충돌되는 것도 있지만 수렴되는 것이 더 많다.  따라서 6개월에서 1년 사이 양국이 삐걱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상호 국가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미중관계에 대한 걱정은 기우라고 본다. 특히 시진핑 정부의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는데 외교정책 역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뚜렷하게 구분해서 추진한다. 중국이 절대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중국의 핵심이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협력을 하게되는 것이고, 그렇게 볼 때 미중관계가 중국의 현체제에 결정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 같지 않다."

▲중국 내 사회문제가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  결론적으로 중국의 사회문제도 현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중국의 사회문제를 볼 때 중시해야 하는 것이 바로 중국의 특수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다. 예를 들어 빈부격차 문제는 당국이 발표한 수치보다 훨씬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를 분석해보면 빈부격차는 옛날에도 있었고 따라서 숫자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탄력성이 있다는 거다. 역사적으로 연해지역 등은 옛날부터 잘 살았고 티베트 신장은 옛날에도 못 살았다.그래서 이건 현정부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지역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민족도 다양하지 않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빈부격차에 대한 비판이 공산당으로 가는게 아니라 소수의 당과 정부의 간부에게 가게 되는 것이다. 모두 다 가난한 게 아니라 잘 사는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 그건 공산당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들의 지정학적 위치가 안 좋거나 그 지역의 당정간부가 문제가 있다는 것. 그래서 이게 공산당에 대한 불만제기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결책은 그냥 그 지역을 떠나면 된다. 안휘성에서 떠나면 상하이로, 허난성에서 떠나면 톈진이나 베이징으로 가면 되는 것은 중국이 가진 엄청난 탄력성이다. 이런 것을 봐야한다.
환경문제도 숨쉬기 힘든 건 맞지만 그게 공산당의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거다. 사회문제도 단번에 해결된다는 말이 아니라 이게 체제 위협을 가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정권유지를 위해선 경제성장률이 3%만 유지되면 된다고 한다. 3% 라는게 결국 사람들이 작년보다 나아졌는지, 살만한지를 느끼는 것의 척도가 된다. 3% 성장은 개인 수입의 5~6% 증가를 의미하는 거다. 그 정도면 문제없지 않겠나."

▲ 최근 시진핑 1인에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엘리트 정치의 위험성에 대한 전망이 많다.

"내가 볼때는 시진핑 체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중국 뿐만 아니라 옛날 소련도 마찬가지였고 베트남도 그렇다.
먼저, 집단지도체제의 딜레마가 있다. 지도자에게 N분의 1의 권력만 줄 경우 지도자는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된다. 반면 누군가를 리더로 내세워 그 리더에게 권력을 몰아주는데 너무 심하게 몰아주면 집단질서가 붕괴된다. 이게 과두제의 딜레마다. 현재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 문제다. 그래서 현재 중국 엘리트들이 합의한 부분이 총서기에게 코디네이팅 파워를 주자는 것이다. 그게 바로 '핵심'칭호를 부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지도체제는 깨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깨질 수가 없다. 그런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과두제의 딜레마로 인해 항상 약간의 위험성은 내포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안정된 체제는 아니다. 그로 인해 집단지도체제의 특징을 잘 따르지 못하는 인물이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보시라이다. 때문에 보시라이를 정치국원으로 정치인생을 끝내게 하려고 총칭시 당서기로 보냈는데 보시라이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배경과 자신의 힘으로 혁명가요를 부르는 등 튀는 행동을 했다. 지도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선 일치단결해 해당 인물을 처단해 버린다. 보시라이의 숙청은 파벌문제가 아닌 것이다. 총서기와 나머지 상무위원과의 관계 문제는 과두제의 딜레마에 의해서 끊임없이 요동칠 거다."

▲ 시진핑 체제가 안정적이고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인가.

"2022년에 20차 당대회 이후 제 6세대 지도자가 등장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덩샤오핑이 만들어놓은 틀만 유지한다면 그 엘리트 정치는 문제없다. 결국 이런 요소를 볼 때 현 지도체제의 지속가능성은 낙관적으로 본다. 단 중국이 민주화 될 것이냐의 문제는 좀 다르다. 나는 처음부터 중국은 민주화 되지 않을 것이라 봤다. 중국이 민주화가 될거라고 묻는다면 질문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1990년대 후기, 민주화 후퇴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학자들은 '이행기 접근'이라며 권위주의 체제가 붕괴하면 민주주의 체제로 갈 것이라 했다. 하지만 민주화로 갈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가 있다고 본다. 러시아와 중국는 민주화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진단했다. 그것을 '회색지대'라고 한다. 중국은 처음부터 회색지대에 머물거라고 봤다.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사회적 문제가 있지만 관리하고. 중국은 민주화 된다는 관점으로 보지말라는 것이다. 중국이 민주화가 될지 안 될지에 매몰되면 중국을 잘못 보게 된다. 잘못된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된다."

▲ 앞으로의 중국의 부상이 우리에게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일 수 있다. 이를 극복할 수있는 방안은.

"중국이 부상해 미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2050년이 되도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현 패권 체제를 유지할건가. 그렇지 않다. 그때 쯤되면 복합적 체제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사실 어찌 보면 그게 더 위험할지 모른다. 국가로 치면 좋든 싫든 미중이 공동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 미중이 2020~2030년 무렵 되면 공동관리를 하게 되고 일본, 러시아, 인도와 같은 지역 강대국들이 끼어들어서 미중이 공동관리를 하면서 주변강대국들이 끼어드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는 협력해야 할 부분이 더 늘어난다. FTA 문제라던가 지역통합문제 등이 그렇다. 나는 일본이 주도하든 인도가 주도하든 찬성한다. 이미 지역적 필요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하든 아니든 방법이 어떨지 모르지만 지역통합 혹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건 한 국가가 주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독도나 남중국해 문제는 해결의 문제가 아닌 관리의 문제다. 남중국해 문제도 계속 삐걱댈것이며 미중의 힘의 대결, 이것이 바로 사드문제의 핵심 본질이다."

[대담=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강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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