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인터넷 음원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부에서 영국의 비영리단체와 손잡고 음악계의 권리 향상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의 인디 음악 단체 멀린(Merlin)은 이달부터 일본 지사에서 본격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가 확대되는 가운데 독립 레이블의 음원 계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음원 서비스 업체는 유니버설 뮤직,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워너 뮤직 등 3대 메이저 음반 회사와 음원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3대 회사는 전 세계 점유량이 60%에 달하고 있어 독립 레이블의 입장에서는 음원 서비스에 진입할 통로가 좁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멀린이 중간에서 대행 계약을 맺으면 독립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들도 온라인 서비스로 자신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멀린은 독립 레이블을 지원하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현재 약 50개국 780 개 사와 계약을 완료,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3대 메이저 회사에 이은 '제4의 메이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네이버 자회사인 채팅 앱 라인(Line)과 애플이 유료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도 지난달부터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음악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수익이 3000억 엔(약 3조 2424억 원)에 이른다. 독립 레이블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CD 등 오프라인 매체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멀린 일본 지사 측은 "일본 내 인기 있는 독립 레이블이 많지만 온라인 음원사와의 협상 기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인터넷 음원 서비스 진출을 통해 애니메이션 등 일본 문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독립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인기 뮤지션들이 외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