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문점에 ‘탈북 방지용’ 지뢰 매설…정전협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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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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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군이 최근 판문점 인근에 군인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대인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판문점 인근에 지뢰를 매설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2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최근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지역에 여러 발의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우리는 판문점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서의 북한군의 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북한군의 활동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 어떠한 장치나 탄약을 설치하는 것은 군사분계선 양쪽의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학생들을 비롯한 수천 명의 방문객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판문점 남북한 지역은 비무장지대로 정전협정 규정에 따라 지뢰를 매설할 수 없으며 경비병들도 무장할 수 없다.

이에 유엔사는 북한이 정전협정 규정을 위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했다며 북측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군사분계선(MDL)이 지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서쪽을 흐르는 사천(砂川)에 놓여 있다. 1976년 북한군이 이 다리 남단에서 나무를 베던 미군 장교를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 사건 이후 폐쇄됐다.

북한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 대인지뢰를 매설한 것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북한군의 탈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여성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하고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하는 등 탈북 행렬이 잇따르자 김정은 정권이 이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인민군 총정치국에 최전방 부대의 확고한 정신무장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이 최전방 부대 군인들의 사상 동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엔사는 “왜 북한군이 이러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4월부터 DMZ에 4000발이 넘는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판문점의 긴장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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