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40일 만에 다시 원점으로…軍, 부지 변경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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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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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주군, 제3의 후보지 결정 공식 요청…국방부 “빠른 시일 내 사드 제3의 후보지 평가”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부지가 결국 제3의 후보지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13일 국방부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발표한 후 40여일 만에 새로운 부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사드 배치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른 시일 내 사드 배치 제3의 후보지들을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변인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6개의 부지 가용성 평가 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내 현재 성주 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의 후보지들을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지난 21일 제3의 후보지 검토를 국방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고, 김항곤 성주군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를 성주포대 대신 제3의 후보지로 결정할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구했다.

국방부가 성주 지역의 요청을 수용하면서 한미 공동실무단은 조만간 기존 예정지인 성주포대를 제외한 성주 내 다른 장소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동실무단은 작전운용과 주민 안전, 시설 운영, 보안, 공사 소요기간 및 비용, 배치 준비 기간 등 6개 평가 기준을 토대로 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의 후보지들에 대한 검토에 나선다.

특히 해당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성주포대 결정 당시 지역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주민 반발이라는 벽에 부딪힌 만큼 이번에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주민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3의 후보지 대상 부지를 해당 지자체와 협의할 것”이라며 “우선 지자체와 협조가 필요하고 한미 공동실무단이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걸린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 평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검토하는 제3의 후보지에는 이전과 달리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도 포함된다. 성주포대 결정 당시에는 군유지를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이번에는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민유지도 포함시킨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제3의 후보지로 거론되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과 염속산, 까치산 중 성주골프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주골프장은 해발고도 680m에 위치해 성주포대(383m)보다 높아 사드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성주군청에서도 북쪽으로 차로 30분 거리에 떨어져있다. 다른 후보지의 소유자가 동네 주민 등 민간인 것과 달리 기업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다른 사유지에 비해 매입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 지역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라 제3의 후보지 변경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성주에 이어 김천에서도 사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지역 간 갈등을 야기한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사드 배치 부지를 변경할 경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당초 예정됐던 내년 말 사드 배치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지를 매입해야 하고 이후 환경 영향 평가와 기지 건설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군 당국이 40일 만에 주민 반발에 밀려 제3의 후보지 검토로 입장을 변경하면서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사안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제3의 후보지에 대한 가용성 평가 결과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전까지 한미의 최초 결정은 유효하다”고 말해 평가 이후 기존 성주포대 배치 결정이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천과 성주, 사드는 어느 쪽으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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