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프로골퍼 김시우, 3년 와신상담끝 미국PGA투어 정상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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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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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한국선수로는 최연소 챔피언 올라…최소 대회(38개) 출전 우승 기록도…최경주·양용은·배상문 이을 ‘기대주’로 자리매김

김시우가 군더더기없는 동작으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권토중래(捲土重來)라고 해야 할까?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고 해도 상관없겠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시련과 좌절을 겪고 정상에 선 골퍼가 있다. 프로골퍼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그다.

김시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56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21언더파 259타(68·60·64·67)로 우승했다. 왕년의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영국)를 5타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한국선수가 미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김시우가 다섯째다. 그에 앞서 최경주(SK텔레콤·8승) 양용은(2승) 배상문(캘러웨이골프·2승) 노승열(나이키·1승)이 미국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김시우는 1995년 6월28일생이다. 21세1개월23일의 나이로 우승했는데, 이는 노승열이 2014년 취리히 클래식 때 세운 종전 한국선수 미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22세11개월)을 1년9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김시우는 또 미PGA투어에서 38개 대회 출전 끝에 첫 승을 올렸다. 이 역시 한국선수로는 최소대회 출전 우승 기록이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은 배상문이 갖고 있던 43개 대회다.

이번 대회는 2016미PGA투어 레귤러시즌 최종전이다. 이 대회를 끝으로 페덱스컵 랭킹 125위내에 든 선수들이 플레이오프(4개 대회)에 나선다. 지난주까지 페덱스컵 랭킹 43위였던 김시우는 15위로 오르며 플레이오프 최종전(30명 출전)까지 나갈 수 있는 길을 넓혔다. 갓 첫 승을 올린 김시우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결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국가대표 출신 김시우는 일찍이 미PGA투어 진출을 꿈꾸고 고교 2년생이었던 2012년말 투어진출 관문인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했다. 그는 공동 20위로 이듬해 투어카드(출전권)를 받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벽에 막혔다. 미PGA투어에서는 만 18세 이상 골퍼들에게만 멤버자격을 부여하고 대회에 출전케 하는 규정이 있다. 당시 김시우의 나이는 17세5개월6일이었다. 너무 일찍 핀 재능이 그의 발목을 잡은 꼴이었다.

김시우에게 2013년은 방황과 기다림의 해였다. 투어카드는 받았으되 좀처럼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간간이 오는 기회를 잡아 8개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일곱 번은 커트탈락했고, 한 번은 기권했다.

그는 2014년에 2부(웹닷컴)투어로 내려갔다. 그러고 2년동안 미PGA투어 복귀만을 노리고 와신상담했다. 마침내 지난해 7월 웹닷컴투어 스톤브래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 덕분에 시즌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올해 3년만에 미PGA투어에 복귀했다.

‘신인같지 않은 신인’ 김시우는 올들어 첫 우승 전까지 29개 대회에 출전해 세 차례 ‘톱10’에 들며 한층 성숙된 기량을 보였다. 지난달 바바솔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접전을 펼치며 2위를 차지, 우승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이 대회 및 자신의 생애 18홀 최소타수인 60타를 치며 선두로 치솟았다. 3라운드에서는 64타를 기록해 4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섰고, 최종일 난생 처음 챔피언조로 플레이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우승까지 내달았다. 그것도 대회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으로...

김시우는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샷을 평균 306.9야드(약 281m) 보냈다. 가장 멀리 친 샷은 369야드(약 337m)나 나갔다. 서양 선수에 버금가는 장타력이다.

이 대회는 최경주가 2005년 투어 3승째를 거둔 곳이다. 당시엔 크라이슬러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치러졌다. 지난달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최경주는 “실망하지 말라. 기회는 또 온다.”며 김시우의 등을 두드렸다. 김시우는 “그 때 압박감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대선배의 충고에 화답했다.

김시우는 우승 후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우승 물꼬를 튼 그는 이제 2승, 3승을 향해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더욱 올해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그랬던 것처럼, 4년 후 도쿄올림픽에서 그가 ‘태극 마크’를 달 가능성은 한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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