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일병 구하기' 무리수…안보 행보로 난국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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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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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아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의 ‘우병우 일병 구하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우병우 사태’를 정면돌파하는 쪽으로 일찌감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개각에서 우 수석은 교체되지 않았고, 우 수석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이석수 대통령직속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에 대해서만 청와대는 '국기문란'으로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여야 정치권과 국민 여론을 자신과 정권에 대한 ‘흔들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권 말 최측근인 우 수석이 비위 의혹으로 낙마하게 되면 정권의 레임덕을 늦출 수 없게 되고,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우 수석 아들의 의경 꽃보직 변경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 자금 유용 의혹, 처가 부동산 편법 매매 의혹 등에 대해 여전히 근거가 취약한 정치 공세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 감찰관이 우 수석에게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수사의뢰 한 것에는 박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가 우 수석 관련 의혹보다는 이 감찰관의 감찰내용 누설 의혹에 무게가 쏠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감찰관에 대한 검찰 수사로 ‘물타기’를 하면서 시간을 끌며 우 수석 의혹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면서 여론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당분간 우 수석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대통령은 ‘우병우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인 안보 행보로 표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인천상륙작전의 첫 상륙 지점인 인천 중구 월미도공원을 방문해 해군 첩보부대 충혼탑을 참배했고, 주말인 20일 오후에는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전격적으로 관람했다.

‘우병우 일병 구하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안보 위기를 앞세워 보수층의 지지 결집을 호소하고,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우 수석 거취 압박이 더 거세지고,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검찰 수사가 시작돼도 우 수석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당장 야권은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출석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야권은 특검 카드까지 꺼내든 상태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 의원은 “검찰이 이 특별감찰관 쪽 수사에 비중을 둔다면 우 수석에 대한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부는 우 수석 거취 문제를 놓고 이견을 노출하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게다가 비박(비박근혜)계는 '우병우 사퇴'에 힘을 싣고 있다.

결국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우병우 일병 구하기’는 실패한 전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 수석이 검찰 수사, 국회 운영위, 특검 등 관문을 거칠 때마다 국민의 비판 여론은 더욱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결국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할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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