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28>교황이 다녀간 서울의 성지, 절두산과 서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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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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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종교에 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조선시대 말 끔찍한 피바람이 몰아쳤다. 타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곳이 절두산과 서소문이다. 이 두 곳에는 각각 다른 교황이 다녀가며 억울한 순교자의 혼을 어루만져줬다.

1984년 4월 요한바오로 2세가 방한 당시 들렀던 절두산 성지는 마포구 당산철교 아래 한강공원에 위치한다. 본래 이곳은 머리를 치든 누에를 닮았다고 해서 잠두봉(蠶頭峰)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1866년 병인양요 직후 많은 천주교인들이 끌려와 처형당한 뒤 절두산(切頭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말 그대로 머리가 잘려나간 산이라는 의미다. 2014년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은 서소문 순교지를 방문했다. 1801년 조선의 제사 문화와 부딪힌 천주교는 결국 수많은 순교자들을 냈다.

서소문 순교지는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차례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곳이다. 또 서소문 밖 형장은 조선 500년 역사를 이어온 사형장이자 18세기 후반 조선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곳이다. 안타까운 역사의 한 페이지이지만 순교자들은 민주주의 뿌리를 보여줬으며 현대 민주사회의 정신적 토대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종교의 자유는 모두에게 평등하다. 이것은 현대 사회의 헌법에도 명시돼 인간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았다. 불과 150여년 전 특정 종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서소문과 절두산에서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한국 천주교 역사를 쌓아올린 영혼들을 보고 싶으면 서소문과 절두산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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