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트럼프, 러시아에 '클린턴 이메일' 해킹 요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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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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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공식 석상에서 "러시아가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했으면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러시아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면 클린턴의 이메일 3만3000건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 회견을 듣고 있다면 사라진 이메일 3만여건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로 기밀문서가 포함된 공적문서를 주고 받았던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이와 관련, '개인적 내용'이라며 3만건 이상을 삭제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해킹 행위의 당위성을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적대 관계에 있는 러시아에 협조 요청을 한 것이어서 이례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이메일 해킹과 관련, 러시아 배후설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나는 뭘 해야 하는지 푸틴에게 말할 생각이 없다"며 "왜 내가 뭘 할지에 대해 푸틴에게 말해야 하냐"며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은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호감을 드러냈었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트럼프를 향해 "밝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며 "현재 미국 대선 레이스를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라고 표현했다. 또 미·러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나라 안팎에서 존경 받는 지도자에게 그런 칭찬을 받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또 "나는 항상 미국과 러시아가 테러리즘과 싸우고 세계 평화를 회복하는 데 서로 잘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강조했다.

푸틴 입장에서는 일단 러시아 관련 정책과 시리아 사태를 놓고 자신의 편을 드는 유일한 미 대선 후보가 트럼프이기 때문에 호감을 보인 것 같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의 상호 지지 입장은 외교 문제를 떠나 개인적 성향과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사람 모두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고 남성적 '마초'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다만 푸틴은 계산되고 통제된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를 보이는 반면 트럼프는 즉흥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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