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 16주년] 박근혜정부 대북제재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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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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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15일은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화해·협력의 시대'를 선포한 6·15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한 지 16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관계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질적인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6.15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남북 교류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기간 동안 상호 화해·협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실천적 노력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002년 10월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으로 불거진 2차 북핵 위기를 비롯해 2005년 2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등 고비 때마다 터진 북핵 문제로 인해 남북 관계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비해서는 다소 유연한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앞세워 '드레스덴 선언'과 '통일 대박론' 등의 구상을 내놓았지만,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더욱이 남북관계 최후로 보루로 꼽히던 개성공단이 올해 2월 전면 폐쇄되면서 6·15남북공동선언 의미 퇴색은 물론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등 모든 외교안보 정책도 '올스톱'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6.15선언 16주년 행사도 불허함에 따라 2008년 금강산에서 개최된 이후 남북 공동행사는 8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6·15 남측위원회가 최근 제출한 방북 신청서에 북측의 초청장이 없어 반려했다"며 "방북 신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한국 주도로 이뤄짐에 따라 상당 기간 남북 관계 진전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려면 현 정부가 지난 정부의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새로운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의 남북 민간교류는 허용하고, 군사적 충돌 등에 대비한 최소한의 남북 대화 채널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북 제재의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하지 못한 채 앞 정부의 성과를 후퇴시켰고 한미·한중 관계 속에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쳤다"라며 "이렇다 할 기념행사 없이 6 ·15남북공동선언이 빛이 바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정부가) 대북 압박은 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남북 대화통로가 완전히 봉쇄돼 있는데 이럴 경우 남북 간 돌발적인 군사적 충돌이 있을 때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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