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김 윤 “자기 자신을 위해 실력을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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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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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66)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사진=삼양홀딩스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여러분에게는 모든 길이 열려 있지만, 밝은 미래는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옵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2010년 신입사원과의 대화 시간에서 ‘경영철학과 인생철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렇게 조언했다. 실력을 쌓다 보면 회사나 가족이 아닌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실력을 갖추면 회사가 자연스럽게 가치를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의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인재관과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양그룹의 혁신과 도전을 주도하는 김 회장은 인재 양성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취임 후 매년 신입사원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도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지난 2014년에는 사원이사회인 C&C보드의 제안을 받아들여 복장 자율화를 전면 실시했다. 정장과 넥타이 차림을 고수해온 삼양그룹으로서는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김 회장은 “이런 변화가 그룹의 역동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1924년 설립해 90세를 넘긴 장수기업 삼양그룹은 농장에서 시작된 생활밀착형 기업이다. 수당(秀堂) 김연수 창업자는 국내 최초의 기업형 농장 ‘삼수사’를 일구었고, 1955년 울산에 최초의 근대식 공장인 제당공장을 세웠다. 또 화학섬유 산업이 성했던 1960년대에는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섬유공장 등을 설립해 국민의 의식주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의 뒤를 이은 김상홍 회장은 1980년대에 제약 부문으로 진출했다.

김 회장 역시 선대 회장들처럼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변신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했다. 사장으로 있던 1990년대부터 한계에 다다른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1998년 사업 실적이 저조한 금융·무선통신업을 포기하는 대신 섬유와 식품·화학으로 핵심 사업군을 재배치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고부가가치가 예상되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2000년에는 의약·바이오와 화학을 양대 축으로 세우고 기존의 식품 사업에 신사업을 덧입혔다.

창립 80주년이던 2004년, 지주회사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새로운 기업 CI를 선포하고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삼양의 초기 경영철학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해 계승하면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김 회장이 주력사업인 식품 쪽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브랜드다. 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에 붙이는 브랜드를 ‘큐원(Quality No.1에서 따옴. 품질 1위란 뜻)’으로 통합시켜 친밀하고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화학과 의약·바이오 사업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국내 1위의 금연보조제 니코스탑, 몸에 녹는 수술용 봉합사 ‘트리소브’, 대량생산에 성공한 항암제 ‘제넥솔’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2014년 김 회장은 삼양 90년의 역사를 ‘도전’과 ‘진화’로 규정했다. 그는 삼양그룹의 장수비결을 묻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분수를 지키는 것이며 자기 자신을 잘 알고 감당하기 힘든 것을 넘어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분수를 지켜 복을 기르고(安分以養福),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기를 기르며(寬胃以養氣), 낭비를 삼가 재산을 기른다(省費以養財)”는 ‘삼양훈(三養訓)’과 일맥상통한다. 삼양훈은 사훈이자 회사 이름의 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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