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르포] 강서갑 野 분열에 박빙, '재선' 구상찬 vs '초선' 금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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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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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이정주 기자 = #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 송화시장. 문구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의 얘기다. "예전에 이 동네는 야당이 깃대만 꽂아도 당선됐었어. 근데 연립주택 단지가 재개발 되면서 기존 사람들 다 외곽으로 가고, 아파트촌 들어오다보니까 중산층이 많아졌거든. 그러다보니 새누리당 지지가 강해진 것 같아."

# 비슷한 시각, 화곡중앙골목시장. 길 한가운데 야채상을 중심으로 상인들 서너명이 모였다. "구상찬 씨, 인기 좋아요. 여기선 좀 먹어주더라고." 그러자 또 다른 이가 말한다. "구상찬 씨가 인기가 좋은 게 아니고 찢어먹잖아, 야당이. 더불어민주당하고 국민의당하고 찢어지니까 그런 거지. 그래도 금태섭 씨가 거의 뒤쫓아갔어~."


서울 강서갑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18대 이후로 '재선'을 노리는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와 '초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김영근 국민의당 후보와 현역인 신기남 민주당 후보, 무소속 백철 후보 등 총 5명의 후보가 경합중이다. 
 

▲ 7일 서울 강서구 화곡역에서 구상찬(강서갑) 새누리당 후보(맨 왼쪽)가 김무성 대표(왼쪽에서 둘째)와 유영(강서병)·김성태(강서을) 후보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 페이스북]


◆ '재선' 노리는 구상찬, 야권 분열 반사이익 보나

이 곳은 뉴타운 바람이 불던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최근 20년간 야권의 독무대였다. 과거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등에 몸담았던 신 후보가 이 지역구를 발판 삼아 16년 간 의정활동을 펼쳤다. 그런 곳이 20대 총선에서 흔들리고 있다. 

선거구 조정으로 강서갑은 등촌2동, 화곡본동 등 4개 동이 떨어져나갔다. 19대 총선 당시 화곡본동에서만 민주통합당은 2753표 차이로 새누리당을 눌렀었다. 화곡역 인근 주유소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이곳이 야권 성향이 강했는데 지역구가 하나 늘어난 것(병 추가)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게다가 지역구 민심은 야권 분열에 의한 실망감으로 돌아서면서, 표심의 일부가 구 후보에게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야권 후보들이 모두 '초선'이란 점도 구 후보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송화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55·여) 씨는 "내가 지금까지 야당을 찍었는데 문재인이가 싫어서 고민이 돼, 문재인 때문에 안철수가 나온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구상찬이 지역구 일도 많이 하고 좋아. 강서구에 대한 지원도 많이 받았어"라는 40대 여성도 있었다. 

7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구 후보와 화곡역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특히 공천 잡음으로 불거진 기존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하며 '반성', '사죄' 모드로 전환한 모습이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내에서 금태섭(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시민이 손을 잡고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 '초선' 금태섭, '격차 좁히기' 분주…"바꿔달라"

반면 금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직접 자신의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주면서 인지도 높이기에 고군분투중이다. 지난 6일 우장산역 유세 도중 만난 금 후보는 "젊고 새롭다는 것이 제 강점"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의 인연으로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전신)의 대변인을 맡았지만, 안 대표의 탈당에도 당에 잔류했다. 김영근 후보가 총선 완주를 선언하면서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돼 상황은 어렵게 됐다. 

한겨레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구 후보(32.3%)와 금 후보(29.0%)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3%포인트(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불과했다. 국민의당 김영근 후보는 10.5%, 무소속 백철 후보는 8.4%, 민주당 신기남 후보는 6.0%를 얻었다. 

화곡중앙골목시장에서 20년째 견과류상을 운영 중인 한 상인(68·여)은 "오래도록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이 이상 발전이 없잖아? 이번엔 바꿔보고 싶어"라며 "금태섭 씨가 어제 시장에 와서 얘기하는데 신선한 느낌이 들고 선거방식이 달라, 신뢰가 가"라고 말했다.
 

▲ 신기남 민주당 후보와 김영근 국민의당 후보가 6일 화곡역과 까치산역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수경, 이정주 기자]


한편 신 후보는 요즘 지역 곳곳을 5~10분씩 돌며 '게릴라 유세'를 다니고 있다. 전날 화곡역에서 만난 그는 "야권 분열, 낮은 정당 지지도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승부"라고 말했다. 김영근 후보 역시 유세단과 지역을 누비며 이름 알리기에 분주하다. 

다만 신 후보에 대해선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 건으로 인한 반감이 컸다. 골목시장의 청과물 상인(60·남)은 "아들 문제 때문에 주민들 마음이 많이 떠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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